<사진> 맨해튼 아파트에서 자신의 뒤를 밟은 노숙자의 손에 목숨을 잃은 한국계 여성 크리스티나 유나 리 사건에 아시아계는 물론 다른 소수 인종도 증오범죄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며 맨해튼 차이나 타운에서 증오범죄 근절 규탄집회를 열었다.
15일 오후 1시 뉴욕한인회가 뉴욕시 맨해튼 차이나타운의 고인 아파트 앞 공원에서 주최한 규탄 집회에는 한인 단체와 정치인뿐 아니라 다수의 흑인·유대인 단체 대표자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뉴욕 한인 학부모 협의회 등 한인 인권 단체 회원 5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플러싱에서 대절 버스를 타고 현장에 도착해 고인이 증오범죄 재발 방지를 촉구 했다.
특히 이날 집회 에는 ABC, CBS, FOX NEWS 등 주류 언론 기자들도 참석해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집회를 주최한 찰스 윤 뉴욕한인회장은 “신종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을 겨냥한 증오와 폭력이 늘고 있다”며 “이런 일을 더는 용납할 수 없고 참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러 이 자리에 나왔다”고 강조했다. 뉴욕의 대표적인 유대인 단체 JCRC의 로버트 캐플런 국장은 “우리 사회에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면서 “우리의 아메리칸드림에서 증오의 악몽이 설 자리는 없다”고 말했다.
유대교 성직자 캐플런 국장은 자신의 조부모가 증오를 피해 망명한 난민이었다고 소개하면서 앞서 발생한 주유엔 한국대표부 소속 외교관에 대한 ‘묻지마 폭행’과 맨해튼 지하철역에서 벌어진 중국계 여성 피살 등도 함께 규탄 했다.
저명 흑인 인권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가 설립한 전국행동네트워크(NAN)의 데릭 퍼킨슨 팀장은 “샤프턴 목사는 모든 형태의 증오에 맞서왔다”면서 “단지 한국계 미국인이 아닌 우리 공동체의 일원을 잃었다”고 애도했다. 이 자리에는 뉴욕시의원 줄리 원·린다 이 의원등도 참석해 아시아계 여성을 겨냥한 증오범죄를 규탄했다.
대회에 참석한 한인 50여 명은 집회를 마친 뒤 고인의 아파트 앞으로 이동해 헌화와 묵념을 했다.
뉴욕 안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