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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텔단 여행|요단강 발원지 따라 걷다 만난 성경 속 단 지파, 바니아스까지

이스라엘 텔단 여행|요단강 발원지 따라 걷다 만난 성경 속 단 지파, 바니아스까지

이스라엘 여행을 하면서 가장 의외였던 장소 중 하나가 텔단(Tel Dan)이었습니다.

이스라엘 하면 황량한 사막과 돌산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요. 텔단에 들어서니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울창한 나무 사이로 물이 흐르고, 곳곳에 고대 유적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이곳은 요단강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수원 중 하나이면서 성경에 등장하는 단 지파와 북이스라엘 왕국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텔단과 함께 둘러보기 좋은 곳이 가까운 바니아스(Banias)입니다. 신약성경의 가이사랴 빌립보(Caesarea Philippi)와 연결되는 곳으로, 판 신전 유적이 남아 있습니다.

이번에는 사진을 따라 텔단과 바니아스를 천천히 걸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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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 이런 곳이? 물부터 풍경이 달랐던 텔단

▲ 울창한 숲 사이로 흐르는 물. 텔단에 도착해 가장 먼저 놀랐던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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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서 이렇게 많은 물을 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숲 사이로 제법 세찬 물줄기가 흐르고 주변에는 나무와 풀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봐왔던 이스라엘의 건조한 풍경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텔단 자연보호구역에는 단 샘(Dan Spring)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단천(Dan Stream)을 이루고 다른 물줄기와 합류해 요단강 수계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텔단을 흔히 요단강 발원지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으로 소개합니다.

물이 풍부하니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모여 살기에도 좋은 환경이었겠지요.

텔단이 단순한 자연보호구역을 넘어 중요한 고대 도시가 된 배경에도 이 풍부한 물이 있었습니다.


텔단을 알면 성경의 ‘단에서 브엘세바까지’가 이해됩니다

텔단은 성경을 읽은 분들에게는 더욱 흥미로운 곳입니다.

이 지역의 고대 이름은 라이스(Laish)였습니다. 사사기 18장에는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북쪽으로 이동한 단 지파가 라이스를 점령한 뒤 도시 이름을 단(Dan)으로 바꾸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후 단은 이스라엘 북쪽 끝을 대표하는 도시가 됩니다.

성경에 종종 등장하는

“단에서 브엘세바까지”

라는 표현도 그래서 나온 것입니다.

북쪽의 단에서 남쪽의 브엘세바까지, 즉 이스라엘 전역을 뜻하는 표현입니다.

성경에서 글자로만 읽었던 ‘단’이라는 지명을 실제 여행지에서 만나는 느낌이 꽤 특별했습니다.


그냥 돌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수천 년 역사의 흔적

▲ 처음 보면 돌기둥과 석재만 보이지만 고대 사람들이 생활하고 활동했던 공간의 흔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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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를 다니다 보면 이런 장면을 정말 많이 만납니다.

설명 없이 사진만 보면 솔직히 “그냥 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이 지역에 수천 년 동안 도시가 있었고 사람들이 이곳에서 생활했다는 사실을 알고 보면 돌 하나도 다르게 보입니다.

텔단에서는 여러 시대에 걸쳐 형성된 도시와 성문, 방어시설, 종교시설 등의 흔적을 만날 수 있습니다.

화려하게 복원된 관광지가 아니라 발굴된 역사 현장을 직접 걸어본다는 느낌이 강한 곳입니다.


북이스라엘 왕국의 여로보암 이야기도 텔단에서 이어집니다

텔단을 이야기하면서 빼놓기 어려운 것이 북이스라엘 왕국입니다.

솔로몬 이후 이스라엘 왕국이 남유다와 북이스라엘로 나뉘었고, 북이스라엘의 초대 왕 여로보암 1세는 북쪽 단과 남쪽 벧엘을 중요한 종교 중심지로 삼았습니다.

열왕기상 12장에는 여로보암이 금송아지를 만들어 하나는 벧엘에, 다른 하나는 단에 두었다는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그래서 텔단은 단순히 단 지파의 도시만이 아닙니다.

이스라엘 왕국이 남북으로 갈라진 이후 북이스라엘의 정치와 종교 역사를 보여주는 중요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런 배경을 알고 유적을 걸으면 여행이 훨씬 재미있어집니다.


텔단에서 발견된 ‘다윗의 집’ 비문

텔단은 성경 고고학에서도 유명합니다.

바로 이곳에서 발견된 텔단 비문(Tel Dan Stele) 때문입니다.

고대 아람어로 기록된 비문의 일부에서 학계가 일반적으로 ‘다윗의 집(House of David)’으로 해석하는 표현이 발견됐습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다윗 왕조와 관련해 자주 언급되는 중요한 고고학 자료 가운데 하나입니다.

단순한 성지순례 장소라고 생각하고 왔다가 고고학적으로도 상당히 중요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텔단을 보고 가까운 바니아스로 이동

여기서부터 사진 속 장소가 바뀝니다.

텔단과 가까워 같은 날 함께 방문하기 좋지만 바니아스(Banias)는 텔단과는 별개의 유적지입니다.

저도 사진을 다시 정리하면서 처음에는 같은 장소인 줄 알았는데 안내판을 자세히 보니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 바니아스에 있는 ‘판의 성역(Sanctuary of Pan)’ 안내판. 중앙 그림을 보면 2천 년 전 이곳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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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래를 자세히 보면 영어로

“ARTIST IMPRESSION OF THE SANCTUARY OF PAN”

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고대 판(Pan)의 성역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복원해 그린 그림입니다.

이 사진 덕분에 지금 남아 있는 바위와 동굴이 과거에는 상당히 큰 종교시설이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바니아스는 성경 속 ‘가이사랴 빌립보’

바니아스는 기독교 성지순례에서도 중요한 장소입니다.

신약성경에 등장하는 가이사랴 빌립보(Caesarea Philippi)와 관련된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고대에는 자연과 목축의 신 판(Pan)을 숭배하는 종교 중심지였습니다.

판에서 유래한 ‘Panias’라는 지명이 아랍어 발음의 영향을 받아 오늘날 Banias라고 불리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숲길을 따라 들어가는 바니아스

▲ 숲길에서 만난 바니아스 자연보호구역 안내판. 주변이 온통 나무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바니아스 역시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이스라엘과는 분위기가 상당히 다릅니다.

울창한 나무가 이어지고 물이 풍부합니다.

텔단과 바니아스가 모두 이스라엘 북쪽에 있기 때문에 두 곳을 연이어 둘러보면 이 지역의 자연환경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사막과 예루살렘만 보고 돌아가는 이스라엘 여행과는 확실히 다른 풍경입니다.


그런데 저 바위에 왜 구멍이 있을까?

▲ 바위 절벽에 남아 있는 고대 제의시설의 흔적입니다. 그냥 자연적으로 생긴 바위처럼 보이지만 바니아스의 고대 종교시설과 관련된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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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저도 그냥 바위를 찍은 사진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 지역의 역사를 알고 보니 의미가 달라집니다.

바니아스에는 거대한 절벽과 동굴이 있고 고대 사람들은 이곳을 신성한 장소로 여겼습니다.

판을 비롯한 여러 신을 숭배하는 시설이 만들어졌고 절벽에는 신상 등을 놓았던 흔적도 남았습니다.


지금의 모습과 2천 년 전 모습을 비교해보니

▲ 바니아스의 판 신전 유적. 왼쪽에 큰 동굴이 있고 오른쪽 절벽에는 과거 종교시설이 있었던 흔적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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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만 보면 황량한 절벽입니다.

하지만 앞에서 봤던 복원도를 다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 앞의 실제 유적과 비교해 보면 고대에는 이곳에 여러 신전과 제의시설이 들어서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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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도에는 아우구스투스 신전, 판의 동굴, 판과 님프의 공간, 제우스 신전, 네메시스 관련 공간 등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바위와 동굴만 남아 있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화려한 종교 중심지였던 셈입니다.

이래서 성지여행은 설명을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의 차이가 정말 큰 것 같습니다.


바로 이 지역에서 나온 유명한 질문

기독교인이라면 가이사랴 빌립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떠오르는 성경 장면이 있습니다.

마태복음 16장에서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자신을 누구라고 하는지 물은 뒤 다시 질문합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그리고 베드로의 유명한 신앙고백이 이어집니다.

이 장면을 당시의 역사적 배경과 함께 생각하면 느낌이 달라집니다.

여러 신을 숭배했던 지역의 역사적 배경을 가진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이런 질문과 고백이 등장한다는 점 때문에 성지순례객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유적지에서 만난 작은 기념품 가게

▲ 유적지를 둘러본 뒤 만난 기념품점. 이스라엘 국기와 성지 엽서, 지도, 각종 기념품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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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도 여행에서는 은근히 기억에 남습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헤르몬산(Mount Hermon) 사진과 갈릴리·예루살렘 등 여러 성지의 모습이 담긴 엽서가 보입니다.

거창한 기념품을 사지 않더라도 현지에서 엽서와 지도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오랜 유적을 계속 걷다가 잠깐 쉬어가기에도 좋았습니다.


성지순례에서 빠질 수 없는 식사시간

▲ 꼬치 형태로 구운 고기와 양념한 닭고기가 푸짐하게 차려져 있었습니다.

성지순례 일정은 생각보다 많이 걷습니다.

아침부터 유적지를 계속 돌아다니다 보면 식사시간이 정말 반갑습니다.

이날 식사도 고기와 닭고기가 푸짐했습니다.

사진 왼쪽에는 꼬치에 끼워 구운 고기가 있고 오른쪽에는 양념해 조리한 닭고기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 닭고기와 곡물요리, 익힌 채소 등 다양한 음식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한국의 뷔페와는 음식 구성이 조금 다릅니다.

고기와 닭고기뿐 아니라 곡물과 익힌 채소를 함께 먹는 방식이 눈에 띄었습니다.

정확한 메뉴 이름은 사진만으로 단정하기 어려워 음식 이름을 억지로 붙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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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가 생각보다 정말 다양했습니다

▲ 토마토와 샐러드, 파프리카·가지 등 생채소와 구운 채소가 다양하게 준비된 모습입니다.

이스라엘에서 식사하면서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가 다양한 채소였습니다.

고기만 잔뜩 먹는 식사가 아니라 샐러드와 구운 채소를 함께 골라 먹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여행 중에는 채소를 충분히 먹기 쉽지 않은데 이런 뷔페식 식당에서는 원하는 만큼 골라 먹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텔단과 바니아스, 둘 다 가야 할까?

이스라엘 북부까지 간다면 저는 두 곳을 함께 보는 일정이 상당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두 장소가 가까운 데다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텔단에서는 요단강으로 이어지는 풍부한 물과 숲, 단 지파와 북이스라엘 왕국의 역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바니아스에서는 가이사랴 빌립보와 판 신전, 베드로의 고백과 관련된 성경의 배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구약의 세계에서 신약의 세계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느낌입니다.


사진만 봤을 때는 몰랐던 텔단의 진짜 매력

여행을 다녀온 뒤 사진을 정리하면서 다시 공부해보니 현장에서 그냥 지나쳤던 것들이 새롭게 보였습니다.

숲 사이로 흐르던 물은 단순한 계곡물이 아니었고,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것처럼 보였던 돌들은 수천 년 역사를 품고 있었습니다.

바니아스의 커다란 절벽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냥 바위인 줄 알았는데 그곳에 신전이 있었고, 가이사랴 빌립보라는 성경의 중요한 배경이 숨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성지순례는 가기 전에 알고 가는 것도 좋지만, 다녀온 뒤 사진을 다시 보며 공부하는 재미도 큰 여행인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 북부를 여행한다면 텔단과 바니아스를 그냥 ‘유적지 두 곳’으로 보고 지나치지 마세요.

텔단에서는 물소리를 들으며 구약의 역사를 걷고, 바니아스에서는 거대한 절벽 앞에서 신약성경의 한 장면을 떠올려보는 것.

그것이 이 두 곳을 함께 여행하는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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