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동 원로목사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언어의 진실성 - hiuskorea 창간 5주년을 축하하며 -
언론이 가져야 할 책무와 관련하여 자주 인용되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정론직필(正論直筆)이라는 말입니다. 바른 주장을 펴고 사실을 가감 없이 그대로 전한다는 뜻입니다. 작년에 한국기자협회가 창립 57주년을 기념해 진행한 ‘정론직필’ 사행시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으로 뽑힌 4행시는 정론직필의 정신과 언론인의 책무를 잘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정(正)확하고 올바르게 숨은 진실 찾아내어/ 론(論)쟁으로 어지러운 세상 어둠 밝혀주고/ 직(直)선처럼 곧게 보며 국민 향해 달려가니/ 필(筆)봉 통해 희망 주는 그대 이름 기자로다”
지금은 정보시대입니다. 그런 만큼 언론의 힘은 막강합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언론은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에 버금가는 ‘제4의 권부’라고 일컬어지기도 합니다. 모두 언론의 위력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말입니다. 또한 언론을 가리켜 ‘사회의 목탁’이니 ‘무관의 제왕’이니 하는 고전적인 레토릭도 있습니다. 언론은 ‘사회의 공기(公器)’라는 말도 우리가 익히 아는 말입니다. 심지어 미국의 저명한 작가요 기자요 정치평론가였던 월터 리프만(Walter Lippmann)은 언론을 ‘민주주의의 성서’로 높이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저널리즘이 이토록 막강한 힘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필요불가결한 분야인 만큼 그 사명과 역할과 책임 또한 비례적으로 막중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러한 언론의 기능을 바르게 발휘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성입니다. 언론의 사명과 기능을 말할 때 ‘신속정확’이라는 말을 마치 사자성어처럼 사용하곤 합니다. hiuskorea와 같은 인터넷 신문은 종이 신문에 비해 신속함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그러나 신속함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은 정확함입니다. ‘정확’이라는 말 속에는 사실(fact)과 진실의 의미가 함축돼 있습니다. 특히 좌와 우 그리고 보수와 진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오늘날의 상황에서는 유투버들이 홍수처럼 마구 쏟아내는 해괴한 음모설이나 가짜뉴스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우리가 늘 체감하며 살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산상수훈에서 언어의 진실성에 대하여 교훈하셨습니다.
(마태복음 5:37) “오직 너희는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이에서 지나는 것은 악으로부터 나느니라.”
Yes면 Yes, No면 No라고 하면 되지 그 이상 말을 보태지 말라는 것입니다. 예수님 당시 유대인들 중에는 자기 말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하늘이나 땅이나 성전이나 예루살렘을 두고 맹세하는가 하면, 심지어 자기 머리를 두고 맹세하는 자들도 있을 정도로 맹세가 오남용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정작 자신이 맹세한 것을 잊어버리거나 지키지 않는 예가 허다했습니다. 결이 좀 다르긴 하지만, 우리도 그냥 참기름 하면 될 텐데 진품이라는 것을 강조하느라 ‘100% 순 진짜 참기름’처럼 덕지덕지 군말을 붙이는 습성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칫 가짜인 것을 숨기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살 수도 있습니다.
어느 언론인들 그렇지 않겠습니까만, hiuskorea는 처음부터 비록 ‘불편한 진실’일지라도 이 눈치 저 눈치 보지 않고, 시류에 편승하지도 않으면서 직필하겠다는 각오로 임했고 지금까지 그 논조를 잘 지키려고 애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일례로, 미주한인사회를 대변하는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의 지리멸렬한 분열상은 어떤 면에서는 뜨거운 감자와 같아서 쉽사리 손대고 싶지 않은 핫이슈임에도 불구하고 여과 없이 날카로운 논평을 서슴지 않는 발행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일천한 역사 속에서 아직 유년기를 보내고 있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특유의 뚝심으로 오늘에까지 이르는 데 있어서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는 강남중 대표께서 비교적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재외동포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직이라는 중책을 맡을 수 있을 만큼 인정받는 언론인이 되었다는 점도 경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재정적 여건 속에서도 음으로 양으로 도움을 주신 김태환 공동발행인과 익명의 후원자들, 광고로 후원해주시는 분들, 그리고 유익한 칼럼으로 신문의 품격을 더해주시는 여러 기고자님들도 신문사의 성장을 지켜보며 함께 기뻐하시리라 믿습니다. 아울러 신생 언론사인데다가 3년 가까운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한인사회의 열악한 언론환경에도 낙심하지 않고 발품을 팔면서 한인사회의 현장을 누비며 community-friendly한 소식을 전하느라 땀 흘린 편집진의 노고 덕분에 뉴욕, LA, 플로리다, 아틀란타 지역에까지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었던 성장세에 감사하면서 앞으로의 5년 동안에도 계속 지경을 넓혀나가기를 기대하며 주마가편의 심정으로 계속 응원하려고 합니다. 이 기회에 강남중 집사님의 요청으로 신앙칼럼을 싣기 시작해 현재 200여 편의 칼럼을 쓰며 은퇴 후 불특정 독자들을 대상으로 간접목회를 할 수 있도록 장을 허락해주신 데 대하여 개인적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끝으로 하나님의 말씀으로 한 가지 당부드림으로써 축사를 갈음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사업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액자에 이런 성경구절이 담겨있습니다.
(욥기 8:7)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그런데 이 말씀 바로 앞에 이런 축복을 받기 위한 전제조건이 기록되어 있는데, 이 말씀도 함께 기억했으면 합니다.
(욥기 8:5-6) “네가 만일 하나님을 찾으며 전능하신 이에게 간구하고, 또 청결하고 정직하면 반드시 너를 돌보시고 네 의로운 처소를 평안하게 하실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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