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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 길어지자 트럼프 지지율도 계속떨어지고 있다

Jan 16, 2019 @ 15:3

미국 정치가 고작 0.13%를 차지하는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 때문에 ‘올스톱’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역대 최장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이라는 불명예 기록이 계속되고 있다.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싼 셧다운이 15일(현지시간)로 25일째를 맞았다. 21일 동안 연방정부 문을 닫은 빌 클린턴 행정부의 기존 기록을 갈아치운 지 오래다. 사상 최장 셧다운 사태로 국민의 불만은 점점 커지고 있다.

셧다운 사태를 촉발한 국경장벽 예산은 57억 달러로 2019년 미국 전체 예산(약 4조4000억 달러) 중 0.13%에 불과하다. ‘새 발의 피’ 수준인 예산 때문에 미국 정치가 가로막히고, 80만명에 달하는 연방정부 공무원들이 급여를 못 받고 있는 것이다.

올해 미국 연방정부 예산 편성 법안은 총 12개였다. 이 중 전체 예산의 75%를 좌우하는 국방 및 복지 관련 주요 법안 5개는 이미 통과됐다. 하지만 국경장벽 건설 예산 편성 여부에 영향을 받는 나머지 7개 법안은 아직 의회에 묶여 있다. 이 법안들은 국토안보부 국무부 농림부 내무부 재무부 상무부 등의 집행 예산과 관련돼 있어 이들 부처가 셧다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정치가 0.13%의 예산에 발이 묶였다”며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이 올해 하반기에 2020년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전체의 99.87%에 해당하는 국방비, 의료보험비, 세금, 기후변화, 총기 관련 예산 등을 놓고 싸움을 벌인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국경장벽 예산을 놓고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 이유는 이 예산이 지니는 정치적 의미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멕시코 국경장벽은 자신의 ‘반(反)이민정책’의 상징이면서 핵심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수단이다. 그는 지난 8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대국민 연설에서 “남쪽 국경 안보 상황은 인도주의적 위기이자 마음의 위기, 그리고 영혼의 위기”라고 말하며 국경장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에도 이번 셧다운 정국이 밑지는 장사는 아니다. 셧다운이 길어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민주당의 국경장벽 예산에 대한 반대 입장은 히스패닉을 비롯한 이민자 출신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셧다운이 시작된 뒤인 지난달 28일 기준 39%까지 하락하면서 취임 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장기 셧다운으로 국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정권을 내줘야 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민주당은 곧 범죄 정당(the Party of Crime)으로 알려질 것”이라며 “그들이 국경 안보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15일 트위터에 적었다. 이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월급을 왜 받나. 일하는 사람들은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도 말이다”고 비난했다.

셧다운 사태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트럼프 행정부는 무급휴가에 들어간 연방정부 직원 4만8000여명을 강제로 복귀시킬 예정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미 국세청은 2018년도 세금보고를 앞두고 휴가 중인 직원 4만6000명에게 근무를 지시할 방침이다. 연방항공청(FAA)은 비행안전조사관 2200여명을 이번 주말까지 복귀시키고, 식품의약국(FDA)도 직원 500명을 일터로 불러낼 예정이다. 이들은 업무에 복귀하더라도 셧다운이 끝날 때까지는 무급으로 일해야 한다.

국민일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