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유에스코리아뉴스
Featured 미주한인뉴스

[한미정상회담 기밀 유출한 직원은 “ㄱ”공사참사관으로 밝혀져]

May 23, 2019 <워싱턴코리안뉴스> 강남중 기자

<동포사회를 위해 열심히 일한 그를 안타까워 하는 동포들도 많아>

한미동맹과 한반도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주미한국대사관은 대미, 대국제 외교전선의 최 전방에 나와있는 야전사령부와 같은 곳이다. 그래서 직원이 80명이 넘는, 외교부에서 가장 큰 조직중에 하나이고 그 중요성 때문 정권에 따라서는 국무총리 출신까지 대사로 파견할 정도이다.

그런데 22일 현재, “ㄱ” 씨로 밝혀진 공사 참사관이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나눈 전화 통화 내용을 야당 의원에게 누설한 것이 사실로 드러남으로써 대사관이 폭탄을 맞은 듯 발칵 뒤집혀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방문 일정에 대한 매우 구체적인 협의 내용이 담겨있는 3급 국가기밀을 야당인 강효상 의원(자유한국당)에게 누설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16일,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하순 일본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로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 발표 내용은 9일 강효상 의원에 의해 이미 세상에 알려져버린, 한마디로 김빠진 내용이되어버렸었다.

이번 사건을 시간대 별로 구성해보면, ⊙5월 7일 문재인, 트럼프 양국정상 통화. ⊙8일 “ㄱ” 공사참사관, 통화내용 열람. ⊙9일 새벽(한국시간) 강효상 의원에게 카톡 보이스톡으로 통화. ⊙9일 강 의원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일 직후에 한국을 잠깐이라도 들러 달라고 제안 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 ⊙9일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외교 관례에도 어긋나는 근거 없는 주장에 대해서 강 의원은 책임져야할 것이다”고 발표. ⊙10일 강 의원은 “미국 외교 소식통을 통해 파악된 근거 있는 사실임을 밝힌다.”고 기자회견 하다. 등이다.

이에 따라 외교부와 청와대에서는 전 직원들의 휴대폰 통화 기록과 내용에 대대적인 조사를 했고, 주미 대사관의 공사참사관인 “ㄱ” 씨에게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강효상 의원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현재 대사관 전체를 대상으로 세밀한 감찰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사관 직원들뿐만 아니라 워싱턴 동포사회에서도 착잡한 표정속에 숨을 죽이고 있다. 대사관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언론과의 접촉을 극히 피 하고 있고, 카카오톡이나 SNS 사용을 자제하려는 듯한 분위기도 감지됐다. 실제로 필자와 친분이 있는 외교관들 거의 다 카톡방에서 탈퇴한 상태이다.

사건이 터지자 미 국무부에서도 이번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밀 유출 사건이 일어 난 장소가 바로 그들의 턱 밑인 워싱턴인 것도 많이 작용했을 것이다. 향후 미국이 한국과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려 들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외교부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하여 전체적인 시스템을 손 볼 예정이라 한다. 특히 국가 3급 기밀로 분류돼 조윤제 주미대사만 볼 수 있던 통화내용을 주미대사관 직원 여러명이 함께 돌려 본 사실이 확인 됨으로써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질 태세이라 한국 안팎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

한편 주미대사관 측으로부터 지난주 일치감치 ‘업무배제’ 조치를 당하고 조사를 받고 있는 “ㄱ” 공사참사관의 이야기가 전해지자 평소 열심히 공무를 수행하던 그를 잘 아는 동포사회에서도 큰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2017년 초에 워싱턴 총영사관에 부임한 그는 동포사회 대소 행사에 쉬는 날도 반납하고 찾아 다니는 등, 대민 봉사 공무를 충실히 담당하여 동포사회 단체장들로부터도 후한 점수를 받고 있는 상태이다.

심지어 어떤 단체장은 “국회의원 하나가 유능한 외교관 한 사람을 절망속으로 빠트렸다”고도 했다.

dck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