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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가주 몬트레이 시사이드 에코 에비뉴에 위치해 있는 몬트레이 한인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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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관 매각을 시도하는 몬트레이 한인회] 다음세대를 위해 함께 지혜를 모아야

켈리포니아주 중부에 위치한 몬트레이 (Monterey) 카운티는 유명한 페블비치를 끼고 있는 아름다운 관광지이다. ‘분노의 포도’의 저자 죤 스타인 백의 고향으로도 잘 알려진 이 조용한 해안도시에는 4천여 명의 한인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고, 당연히 한인회도 있다. 그리고 북 미주에 산재해 있는 180여개의 한인회들이 갖고 싶어하는 ‘한인회관’도 버젓이 있다.

그런데 요즘 이 한인회관 매각 문제로 한국의 시골 어느 읍 같이 작고 평온했던 공동체가 분열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동포사회의 숙원 사업인 한인회관 건립을 위해 십시일반 기금을 모으고 있는 이곳 워싱턴 동포사회뿐만 아니라 타 지역 동포사회들도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한다.

사태의 발단은 그 동안 “한인회관 매각은 왜곡된 소문으로,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 이라고 말해왔던 몬트레이 한인회 현 회장단이 지난 3.1절 행사에서 회관을 부동산에 매물로 내놓았다고 발표하면서부터이다.

이 한인회관은 연 건평 5천4백 스퀘어 피트의 2층 건물로 2015년 7월 18일 개관하여 동포사회 사랑방 역할뿐 아니라 한국학교에서 2세 교육을 위해 유용하게 사용하여 왔다.

한인회관 건립의 시작은 1981년 김동평 제 6대 회장이 지교남·지광숙 씨와 함께 한 주택을 매입하여 동포사회에 기증하면서부터이다. 그 후 한인회 내에 건축준비위원회가 결성되어 40여 년 동안 8만 5천 달러를 모금했고, 형편에 딱 맞는 이 건물이 나오자 기존 주택 매각금 30여만 달러와 재외동포재단 지원금 17만달러, 그리고 당시 건축위원인 김복기, 문순찬, 이응찬 부부의 개인명의 은행 대출금 15만 달러로 현 한인회관을 구입했다.

그런데 문제의 씨앗은 이 15만 달러의 빚을 안고 시작했다는데에 있다.
아무리 개인명의의 은행 대출금이라지만 결국엔 한인회에서 지불해야 하고 그 부담은 뽀돗이 현 한인회장의 몫이 된다. 실제로 은행에 모게지가 연체되자 이들은 건물에 린(Lien)을 걸어 놓은 상태이다. 더 이상 개인적인 재산피해를 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응찬 전 회장은 전화 통화에서 “40년만에 목숨걸고 마련한 건물이다”면서 “그 모게지도 내가 감수할 수도 있지만 감사한 마음은 고사하고 그 동안 소문이나 언론 플레이로 나와 건축위원들을 너무 모함하여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흥분해했다.

게다가 한인회가 지난 3년간 한인회관 재산세를 한번도 내지 않아 체납액과 이자를 합하여 4만여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회장단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해답을 내 놓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 회장단에서 모게지뿐만 아니라 이 재산세 체납이 큰 부담이라 한인회관을 매각하려 한다고 보고 있기도 하다.

몬트레이 한국학교 조덕현 교장은 “960 달러에 달하는 월 페이먼트가 현 회장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겠으나 그가 다니면서 하는 각종 도네이션이나 언론 광고비 지출 등을 볼 때 이 모게지가 그에게 큰 부담이 아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단지 교실이 좁다는 이유로 회관을 매각한다고 하는데, 그러면 대체 건물이 미리 확보 되었어야 하지 않나?”고 반문했다.

즉 재외동포재단에서 보내온 17만 달러는 한국학교의 상주를 전제로한 지원금이기 때문에 한국학교에서도 그 만큼의 지분이 있는거나 마찬가지이니 매각을 하더라도 학교 공간을 미리 마련해달라는 이야기이다.

“매각을 하더라도 대체 건물을 미리 확보한 후에 해야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몬트레이 한국학교 교사와 학부모는 물론 동포사회 지도자들과 서남부 한인연합회, 몬트레이 한인회를 관할하는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서도 모두 일치했다.

샌프란시스코 영사관(총영사 박준용) 이원강 동포영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영사관에서는 어떠하든 한인회관이 유지되길 원하며, 양측 모두에게 대화로 현명하게 처리 할 것을 여러차례 부탁하고 있다”고 하면서 “만약 매각이 된다면 재외동포 지원금 17만 달러는 본국에 반드시 회수된다. 하지만 절차상으로도 복잡하고, 재외동포재단에서도 그 지원금이 동포사회를 위해 유용하게 사용되길 원하지 않겠나”고 했다.

현재 4년 전 구입 가격의 거의 두 배인 129만 달러에 매각 리스팅을 가지고 있는 김 모 부동산 회사에서는 “한인회 이사 6명이 사인하여 법적으로 아무 이상이 없는 리스팅이다”고 하면서 바이어를 기다리고 있고, 이응찬 씨를 비롯한 몇몇 동포들은 “에스크로가 들어가면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또 한국학교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한 420여 명의 동포들이 반대 서명 운동을 벌이면서 현 회장단의 퇴진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400명 이상이면 몬트레이 한인사회의 규모로 봤을 땐 엄청난 숫자이다. 뿐만 아니라 한글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 정부와 전미주동포사회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현 회장단에서는 한인회의 존재 목적은 무엇인지, 다음 세대를 위해 한인회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깊이 숙고 해주길 바란다.
“내가 오늘 내딛는 발자욱이 훗날 어떻게 기록될 것인지”, 역사를 두려워하면서 말이다.
dcknews.com 강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