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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성당입구 문설주 조각상(콘스탄티누스 대제와 자신의 잘린 목을 들고 있는 상 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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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 소식] 프랑스 최초의 이탈리아 선교사 ‘상 드니(St. Denis)’

“모든 그리스도인은 선교사로 택정함을 입었다(벧전 2:9)”

전 세계로부터 하루 3만여 관광객이 방문하던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에 화재가 발생한 지 벌써 5개월째에 접어든다.

화재는 4월 15일 오후 6시 50분경 보수 공사 중이던 첨탑 주변에서 발생하여 약 10시간 만에 첨탑과 그 주변의 지붕이 붕괴된 채로 진압되었고 현재 재건축 중이다.

1163년 건축을 시작한 후 170년만에 완공되었고, 1991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 카톨릭의 상징이자 전 세계 카톨릭인이 꼭 한번 가보고 싶어하는 유서깊은 곳이다. 노트르담은 프랑스어로 ‘우리의 귀부인’이라는 뜻으로 한글로 번역하면 ‘성모 마리아’를 의미한다.

1996년 디즈니사에서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애니메이션 영화로 제작한 ‘노틀담의 꼽추’를 감상한 후 꼭 한번 가보리라 다짐했지만 먹고살기에 바빠서 차일피일 미루다 화재가 나기 전인 작년에 다녀왔다. 운이 좋았던 것이다.

노트르담 대성당 입구 모습

대성당 입구에는 3개의 출입문이 있는데, 가운데 ‘최후의 심판문’을 중심으로 그 왼쪽은 ‘성모마리아의 문’이고 오른쪽이 ‘성녀 안나의 문’이라고 이름 지어져 있다. 그런데 이곳저곳 꼼꼼히 사진을 찍다가 자신의 잘려진 목을 들고 있는 ‘성모의 문’ 문설주 조각상을 발견하게 되었다. 아무리 유추를 해봐도 목이 잘려 순교한 12사도 중의 한 분은 아닌 것 같아 가이드에게 물었더니 프랑스의 수호성인 성 데니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주후 250년경 이탈리아에서 프랑스 전도를 위해 선교사로 파송된 성 데니스(St. Denis)는 파리의 첫 번째 주교가 된다.
그후 로마 제국 발레리우스 황제의 그리스도교 박해 때 순교한 그는 프랑스의 수호성인이 되었다.

프랑스 발음으로 ‘상 드니’ 선교사가 단두대에 의해 처형된 곳이 지금의 몽마르트르 언덕인데, 몽마르트르(순교자의 산)라는 이름이 붙여지기 전에는 그냥 파리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만 불리었다고 한다. 그곳에는 웅장한 ‘사크레 쾨르 대성당(성심 대성당)’이 들어 서 있고 하루 종일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여기서 동료 부주교와 참수를 당한 상 드니 주교는 현 ‘성 데니스 기념교회’ 자리에 묻혔는데 두 가지 기괴한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한 가지는 잘린 자신의 머리를 들고 자신이 묻히고 싶어했던 파리 북쪽 십 킬로미터 떨어진 이곳까지 걸어가면서 회개를 촉구하는 강론을 펼쳤고, 자신의 머리를 내려놓고서야 죽음을 받아들였다는 전설과, 사체가 세느강에 던져지자 자신의 머리를 들고 강물에 떠내려가다가 수면위로 떠 오른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는 전설이다.

475년에 이르러 그의 무덤 위에 성당이 서기 시작하여 지금의 ‘상 드니 바실리카 성당’이 자리 잡게 되었는데 이곳은 프랑스 왕가의 무덤이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왕들이 여기 묻혔는데 프랑스 혁명을 야기하여 단두대에 머리가 잘린 루이 16세와 “빵이 없으면 고기를 먹으면 될것 아냐?”로 유명한 부인 앙뚜아네트도 여기 묻혀 있다.

이 성당은 파리 전철 13호선을 타고 ‘상 드니 바실리카’역에서 내리면 쉽게 가볼 수 있는 곳이었는데, 이 성당에서도 잘린 목을 들고 있는 성 데니스의 조각상들을 쉽게 찾아볼 수가 있었다.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 그리고 단두대의 죽음과 순교.
순교는 신앙인의 ‘죽음과 부활’을 드러내는 과정이다. 그런데 순교는 ‘마티리아’라는 어원으로 선교와 같은 뜻이다. 주님께서 우리를 택하신 이유는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자의 아름다운 덕을 선전하게 하려 하심이다”(베드로전서 2:9). 즉 모든 그리스도인은 전부 선교사로 택정함을 입었다고 봐야할 것이다. 교회는 이런 순교(선교)의 터 위에 서야 하고 선교를 통하여 안락한 교회생활의 유혹에 사로잡히고 있는 성도들을 열방으로 끌어내야 한다.

불타기전의 성전 내부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