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정치란 한마디로 "뭐르 마이 맥여야지 뭐"이다>
지난 9월 7일자 이곳 워싱턴 어느 동포 일간지에는 “본보에 조국 기사 관련 협박성 전화” -1주 사이 2회, 타이어 측면 찔려- 라는 제목의 다소 충격적인 기사가 나왔다. 기사는 “지난 3일 본보에 본보가 조국 후보에 유리하게 편집하지 않았다는 협박성 전화가 왔다”, “지난 1주 사이에 직원 자동차 타이어 측면이 2회나 찔려 2번이나 새 타이어로 교체했다”는 내용이다.
한국의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에서 발생한 이념과 체제에 대한 극한 대립이 해외에서도 언론사에 대한 폭력으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한국은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라는 좌우 극단적인 이념전쟁으로 국민들은 미쳐가고 있고, 나라가 또 다시 두 동강이 나고 있다.
지난 28일 밤 서초동 검찰청 일대에서는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가 주최한 촛불문화제 행사에 주최 측 추산 200만 명(한국당 주장 5만명) 이 참여하여 ‘검찰개혁’ ‘조국수호’ 시민운동를 벌였고, 같은 날에 맞춰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와 보수단체들은 지방 대도시 여러곳에서 조국 장관 파면을 촉구하는 장외집회를 일제히 동시 다발적으로 열면서 맞불 작전을 펼쳤다.
나라가 이렇게 시끄러운데도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에서는 보수·진보진영 집회에 대해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으면서도 정작 정치적 해결책은 내 놓지 못하고 있다. 의회 정치는 사라지고 세몰이를 통한 선동 여론 정치로 그냥 너 죽고 나 살기식 정치 밖에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이런 시위가 앞으로 더 큰 양상으로 벌어질 것이라는데에 있다. 보수 쪽에서는 10월 3일 광화문에서 대형 태극기 집회가 예고되어 있고, 진보 진영에서는 검찰의 조 장관 가족들의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이번보다 더 큰 촛불시위를 기획하고 있어 진영간 대결은 더욱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 국민들도 단체 카톡방, 페이스북 등 SNS상으로 직접 인터넷 여론을 선도 하면서 ‘내로남불식’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나라가 어찌 되든말든 돈벌이에 혈안이 된 ‘1인 유튜브 방송’이 난무하는 가운데 누군가가 검증되지 않은 이런 동영상을 퍼올리고, 그것이 마음에 들기만 하면 그 진위여부를 따지지 않고 다시 퍼나르다가 아는 사람이든 서로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든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면 애국자요, 조금이라도 다르면 기레기요 천하의 역적이라고 입에 담지 못할 쌍욕으로 서로를 저주하고 있다. 단카방을 자세히 훓어보면 정치인, 법조인, 종교인, 교수, 의사들뿐만 아니라 해외 한인회장, 단체장 등 국민을 계몽해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더 앞장서서 온 종일 죽고 살기로 상대를 찌르고 있는 모습을 본다. 도대체 일은 언제하는지 모르겠다. 그들에겐 이념전쟁이 먹고사는 전쟁보다 더 중요한진 몰라도 이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동포사회에서 행해지고 있는 현상이 되어 버렸다.
국민 여론을 구시대의 썩어빠진 이념논쟁으로 몰고 가서 이득을 챙기는 정치 집단도 분명히 있겠지만, 아직은 몽둥이와 죽창이 난무하지 않고 있다뿐이지 1945년 해방 이후의 혼란스러웠던 한국을 보는 것 같아 조마조마 하다. 죽창보다 더 무서운 SNS의 매서운 칼날이 온 나라를 전쟁상태로 몰고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 때도 결국 6.25전쟁이라는 동병상란의 비극이 우리 민족에게 있었지 않았나.
어쩌면 이 일간지에 대한 협박성 전화와 자동차에 대한 화풀이성 범죄행위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거나 이제 막 시작의 전조인지도 모른다. 남남갈등에 이어 세대갈등도 모자라 이제는 극한적인 진영대립으로 국내외 우리 민족이 이렇게 망해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일본과의 경제전쟁 와중에, 안으로는 국민 먹거리와 경제에 직결되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과 싸워야 하고 밖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정국에 휘말리면서 한반도 평화 정책을 위한 남북미 관계와 삐그덕거리는 한미동맹을 복원해야 하는 등 온 국민이 힘을 합하여 풀어야 난제들이 수두룩하다. 국민들이 잘 먹고 잘 살게 하는 데는 여야가 따로 없어야 하지 않은가.
정치란 무엇인가? 그리고 보수·진보는 또 무엇이 중요한가?
이것에 대한 해답은 6.25 전쟁이 일어난 줄도 모르는 산골 마을에서 국군, 인민군, 그리고 미군이 한데 모여 갈등하고 화해한다는 영화 “웰컴투 동막골”의 대사 한줄에 압축되어 있다. 고함한번 지르지 않고 부락민을 휘어잡을 수 있는 위대한 비결은 뭡네까? “뭐르 마이 맥여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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