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 축구대표팀이 태국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0 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준결승에서 2-0으로 승리해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최소 2위를 보장받으면서 3위까지 주어지는 도쿄행 티켓을 확보, 1988년 서울 대회부터 올림픽 9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9회 연속 진출은 한국이 세계 최초다. 이탈리아가 1912년부터 1952년까지 사상 처음으로 7회 연속 진출을 달성하고 1984년부터 2008년까지 한 차례 더 7회 연속 출전한 바 있다.
일본 역시 7회 연속 진출 기록을 세웠다. 지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부터 지난 2016 리우 대회까지 6회 연속 본선무대를 밟았다. 2020 올림픽이 자국 도쿄에서 열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7회 연속 진출 기록이 세워졌다. 하지만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고개를 숙였다.
월드컵(본선 32개국)과 비교하면 올림픽(본선 16개국)에 나서는 팀이 적고, 특히 유럽이나 남아메리카 국가들의 출전 비율이 낮아 축구 강국에서도 올림픽 연속 출전은 쉽지 않다.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기록이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
이번 대회 5전 전승으로 결승전까지 진출하고 도쿄올림픽 본선 출전권도 획득할 수 있었던데는 김학범(60) 감독의 능수능란한 전략이 돋보였다. 그는 축구를 좀 안다는 대다수의 예상과 달리 8강전 선발 명단에서도 5명의 선수를 가감히 교체했다.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토너먼트에서는 도박과 같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김학범 감독의 이 도박은 대 성공을 거두었다. 15일 동안 최대 6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빠듯한 경기 일정과 태국의 무더운 더위를 계산한 그의 지략이 빛을 발한 것이다.
그는 호주전에서도 8강전과 비교해 5명의 선수를 바꾼 선발라인업을 내놨다. 이전 경기에서 연장 혈투 끝에 올라온 호주와 비슷한 수의 로테이션을 가져가면서 체력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했던 것이다. 호주 선수들보다 한 발 더 뛰며 압박을 수행했고 결국 깨긋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연·고대 출신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한국 축구계에서는 비주류에 속한다. 명지대학교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까지 마쳐 대한민국 최초의 1호 박사 출신 지도자로 통하는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비슷하다고 하여 ‘학범슨’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도쿄올림픽 티켓은 개최국 일본이 가장 먼저 본선행을 예약한 상태에서 유럽 4장, 오세아니아 1장, 아시아 3장, 아프리카 3장, 남미 2장, 북중미 2장이 배정됐다. 용장 밑에 약졸은 없다고 한다. 올해 8월 22일부터 시작되는 올림픽 축구대회에서 그와 그의 키즈들의 눈부신 활약을 기대해 본다.
Hiuskorea.com 강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