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이 창궐하여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어수선하다. 한국 국민들은 평범한 일상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럴 때 판을 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가짜뉴스’이다.
세상이 어수선할수록 무섭게 기승을 부리는 ‘찌라시’ 즉 ‘가짜뉴스’는 국가와 사회를 멍들게 하고, 한 개인의 목숨까지 앗아간다.
지난 25일, 미주동포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LA에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대한항공 승무원이 19일부터 20일까지 체류했던 것으로 밝혀지자 LA 한인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그리고 그 틈을 타서 가짜뉴스도 동포사회 구석구석에 활개를 쳤다. SNS 상에는 이 승무원이 체류기간 동안 들렀다는 4곳의 한식당 이름까지 떠다녔다. LA 한인회에서 나서서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니었음이 밝혀졌지만 이름이 올랐던 식당들의 손해는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한다.
‘코로나19’에 의한 가짜뉴스 해프닝은 시애틀에서도 있었다.
다음은 이 지역 동포언론 매체인 시애틀 N의 기사 내용이다. “타코마 새생명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는 것으로 시작돼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교회가 폐쇄됐다”, 혹은 “이 교회 사람들이 한국 신천지 교회를 다녀와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등의 가짜뉴스가 터져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교회 측은 “현재까지 어떤 일도 벌어진 적이 없다”며 “가짜 뉴스에 현혹되지 말라”고 당부했다.
가짜뉴스는 원래 대선이나 총선이 다가오면 판을 치게 마련인데, ‘코로나19’로 국가재난 상태인 한국에서는 이곳 미국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지금 사람들의 절박한 마음을 이용하여 떼부자가 된 어느 사이비 종교단체가 국민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고 있지만, 혹세무민(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미혹하게 하여 속임)하는 측면에서는 가짜뉴스도 마찬가지이다. 가짜뉴스는 누군가가 어떤 목적을 의해 만들어지겠지만, 그것이 거짓 정보인지 허위 사실인지도 모르고 무심코 퍼나르는 사람들의 책임도 크다.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는 SNS 때문에 특히 가짜뉴스는 전염병처럼 쉽게 확산된다. 지금 단체 카톡방에서는 이 가짜뉴스들로 인해 서로 지지고 볶고 난리도 아니다. 어제까지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이 이것 때문에 원수가 되기도 한다. 나도 병들고 지인들도 함께 병드는 것이다.
가짜뉴스는 누군가 퍼 날라 주기 때문에 힘을 발휘한다.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있다. 누군가가 내게 보내 준 거짓 정보를 내가 제3자에게 퍼나르고, 그렇게 하여 세 사람이 믿게 된다면 서울 명동에 호랑이도 나타나는 것이다.
가짜뉴스는 엄청난 경제적 피해도 초래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서 분석한 결과 가짜뉴스의 경제적 비용은 무려 30조900억 원이나 되고, 개인의 정신적 피해 금액만 해도 5400억 원이다고 한다.
언론 매체의 기사가 아니면 SNS 상에 떠도는 어떠한 정보도 우선 의심부터 하자. 특히 우리가 손쉽게 애용하는 카톡에 잘 모르는 사람이 올린 정보는 출처부터 확인하고 날짜를 확인하는 습관을 기르자. 아무리 좋고 새로운 정보일지라도 지인들에게 다시 보낼 때는 특히 출처와 날짜를 한 번 더 검토하자.
잘못했다간 같이 이상한 사람이 되고 같이 사회악(社會惡)이 되어버린다.
Published on: Feb 27, 2020
‘하이 유에스코리아’ 강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