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 의한 불안한 심리 작용으로 사재기가 전 세계적으로 극성이다. 그런데 “화장지는 왜?” 라는 말이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나는 해병대 훈련소에서 배고픔을 당해봐서 그런지 먹는 것에 대해 그리 신경 쓰지 않고, 아무거나 먹고 배만 부르면 감사하는 타입이다. 그래서 코로나19와의 전쟁으로 집콕을 당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쓸데없이 사재기를 하지 않았다. 실제로 마켓에 가보면 무엇이든 풍부한 미국을 말해주듯 웬만한 생필품들은 다시 채워져 있는 것을 보면서 마음을 놓기도 한다.
그런데 어제 집에 화장지가 거의 다 떨어져 구입하러 갔다. 그러나 마켓이나 CVS 어디든 신기하게도 없었다. 정말 신기했다. 종업원에게 물었더니 곧 들어온다는 말만 되풀이해서 돌아왔다.
사재기의 사회악에 나도 희생된 것이다. 12개들이 큰거 한 자루만 있어도 웬만한 식구가 2 개월은 충분히 사용하고도 남을 텐데, 2~3 자루 이상 집에다 쟁여 놓으니 꼭 필요한 사람들이 낭패를 당하는 것이다.
휴지 사재기의 사회악은 우리들의 공동체 생활에서 금방 나타나고 있다. 화장지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소독용 물티슈와 주방용 휴지 등을 대용으로 선택하면서 하수구가 막히고 오수가 흘러넘치는 사고가 지금 많은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하수처리 시스템에 큰 문제가 생겨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몇일전 호주에서 생필품 사재기에 대한 사회악을 알리는 사진 두 장이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슬프게 했다. 텅 빈 슈퍼마켓의 선반을 보고 눈물 흘리는 할머니의 사진과 식빵 하나를 구하지 못한 할아버지의 사진이다.
다른 식품은 몰라도 식빵은 유효기간이 짧다. 그래서 제때 먹지 않으면 곰팡이가 금방 난다. 먹고 나면 또 공장에서 만들어 공급해줄 텐데 왜 그렇게 집에다 쟁여 놓아 꼭 먹어야 할 사람이 못 먹게 만드는 것일까? 그것이 바로 사회악이 아닐까.
트럼프 대통령도 몇 번이나 사재기는 필요 없다고 말했고, 아무리 외출금지령이 내려도 식료품점, 약국, 주유소 등 필수적인 비지니스는 오픈한다.
그러니 사재기는 필요 없는 것이 맞다.
“다른 사람의 사재기를 목격한 후, 공포감 발생으로 시작되는 이 ‘사재기’는 사회악이다”
Published on: Mar 21, 2020
hiu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