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常時와 비상시非常時의 차이를 아시나요? 상시란 일상을 뜻합니다. 어제와 같은 오늘이란 뜻이지요. 비상시란 상시적이지 않은, 어제와 다른 오늘이란 뜻입니다. 한 국가 차원에서 본다면 평시와 전시의 차이지요. 평화로울 때 취하는 행동과 전쟁 시에 취해야 하는 행동은 분명히 다릅니다. 상시와 비상시도 그러합니다.
비상시엔 분명히 다른 행동을 취해야 합니다. 전시도 그렇지만, 비상시엔 생존이 모든 것에 우선합니다. 살아남아야 후일도 기약할 수 있는 것이오, 큰 뜻도 펼쳐볼 수도 있는 것입니다. 거창한 어떤 삶이 아니더라도, 내가 살아야 사업체도 살릴 수 있고 가족도 보호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죽음이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값없는 개죽음은 당하지 말자는 뜻입니다.
표현이 조금 격했습니다만, 요지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상시엔 비상시에 걸맞은 행동을 취해야만 합니다. 이제까지 살아온 날처럼 살아선 안됩니다. 집안에 위급한 환자가 있으면 구급차를 부르고, 구급차가 여의치 않으면 내 차로 환자를 병원까지 데려가야만 합니다. 비상 전등을 켜고, 중간에 과속할 수도 있고 신호 위반도 할 수 있습니다. 환자를 살리는 것이 우선이니까요. 물론, 그 와중에 사고를 내 다른 인명을 상하게 해선 안 됩니다. 다만, 비상시에 취하는 행동은 상시와 다르다는 점을 명심해야합니다.
코비드 19 사태로 미국은 비상사태에 돌입했습니다. 자영업을 주로 하는 많은 한인들은 청천벽력을 맞았습니다. 어제까지 잘되던 식당이 오늘 갑자기 문을 닫아야 했고, 네일샵, 마사지 샵, 태권도 도장, 학원, 헤어살롱 등이 졸지에 폐쇄됐습니다. 물론, 조만간에 문을 다시 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간절합니다.
하지만, 희망은 전략이 될 수 없습니다. 닫힌 문을 여는데, 희망은 도움이 안됩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발촉된 현 비상사태는 한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불가항력인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현재가 비상사태라는 것을 제대로 인지하고 그에 적절한 대처를 해야만 합니다.
비즈니스가 살아남기 위해선, 자본이 있어야 합니다. 현금이지요. 만약 당신에게 십만 불의 현금이 있다면, 당신은 그 돈을 움켜쥐고 있어야 합니다. 현 사태가 한두 달 안에 종결된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고 오랜동안 지속된다면 당신은 그 와 중에 빈털터리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한 달에 삼만 불의 돈이 필요하다면 (예를 들어 렌트비, 인건비, SBA융자, 집 모기지, 세금 등) 당신은 현 사태를 냉철히 인식해야만 합니다. 만약 현 사태가 한 두 달 안에 끝날 것으로 보신다면 당신은 가지고 있는 돈을 지불해 당신의 크레딧, 리스, 집 등을 분명히 보호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넉 달 또는 그 이상 갈 것으로 판단하신다면, 현금을 비축해 놓아야만 합니다. 삼 개월 동안 꼬박꼬박 모든 비용을 지불했음에도,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당신은 4개월째부턴 빈털터리가 되는 것이고, 그 후 사태가 진정된다고 해도 일어설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인건비가 밀려있다면, 우선 지불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외 지출은 버틸 수 있다면 버텨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어차피 정부의 지시에 따라 문을 닫은 사업체라면 어떤 형태로든 정부에서 도움을 줄 것입니다. 그 때까지 살아남아 다시 문을 열고, 종업원을 다시 불러들이고, 세금을 내고, 렌트/SBA융자/집 모기지 등을 잘 내는 건실한 사업가로 돌아가시면 됩니다.
사태를 잘 못 파악해 의미 없는 죽음을 택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