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개발 도상국 중에 하나인 과테말라에서 36년 동안 선교사역을 하고 있는 민병문 선교사가 가난과의 전쟁 중인 나라에 코로나19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는 현지 소식을 선교 보고와 함께 전해 왔다.
양철로 얼기설기 엮어 지은 판자촌이 오밀조밀 밀집되어 있는, 열악한 환경에 거주하는 국민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데다가 이제 겨울이 오면서 코로나19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고 한다.
동맹국이자 원조국인 미국조차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원지로 지목된 중남미 지역과 선 긋기를 하고 있다.
과테말라의 히아마테이 대통령은 “미국은 과테말라를 동맹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미국에서 마스크 한 장은커녕 10센트도 받지 못했다”며 불만을 드러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민자들을 과테말라로 추방한 것에 대해서도 “의료시설이 열악한 과테말라에 떠넘긴다”며 비판했다.
결국 자국의 발등에 떨어진 불꺼기에 바쁜 동맹국의 원조 없이 각자도생, 자력갱생 해야 하는 형편이다.
5월 24일 현재 과테말라에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424명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5시 이후 이동금지, 토·일요일은 전면적인 통행금지가 시행되고 있고, 계속 확진자가 높은 수준으로 늘 경우 15일 동안의 전체적인 ‘Shut Down’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과테말라 한인들이 ‘코로나19’과 싸우는 현지 경찰을 돕기 위해 온정을 모았다는 소식도 있다.
과테말라 한인회(회장 송희영)는 지난 22일 수도 과테말라 시티의 한인회관에서 에르윈 마옌 경찰청장에게 고글 2천 개와 마스크 3천 장, 세정제 150갤런을 전달했다. 과테말라 한인들이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마련한 5만달러의 성금으로 구입한 것이다.
이번 모금에는 주요 동포단체와 종교단체, 한국 기업 등이 폭넓게 참여했으며 현지 주요 신문과 방송사들도 취재를 나와 관심을 보였다고 과테말라 한국 대사관은 전했다.
홍석화 대사는 “이번 지원은 과테말라가 한국을 진정한 친구로 인식하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치안 불안과 외국인을 향한 적대감으로부터 우리 동포들의 안전을 지키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희영 한인회장은 “코로나19 방역 전선에서 고생하는 경찰들을 위해 한인 사회의 작은 마음을 전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한인회에서는 한국산 KF 마스크를 공동 구매하기로 하고 온라인으로 수요 조사를 실시 했다. 정지아 총무는 “지난 15일부터 수요 조사를 진행하여 22일 마감한 결과 2천여 명이 약 5만 장의 마스크를 신청했다”고 발표하면서 “한국정부 심의 위원회에 마스크 수출 승인 심사를 요청할 것이다”고 했다.
한편 민병문·박석희 선교사는 현지인 목회자 교육 사역을 통해서 건축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교회를 골라 매달 300불씩 건축 재료만을 사주고 3년에 걸쳐 자신들의 노동으로 예배당을 짓도록 하는 예배당 건축 사역을 하고 있다. 그리고 한인교회인 ‘주님의 교회’를 섬기면서 가난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방 침술 사역을 펼치고 있다. 만 70세가 되는 내년에는 37년간의 과테말라 선교 사역을 접고 은퇴하게 된다.
Published on: May 27,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