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집콕’하여 답답한데, 최 선진국인 미국 행정은 더 답답하다. 미국의 부실 행정 상태는 펜더믹 속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드러나고 있다.
…초과지급에 이어 이번엔 미지급 오류
…잘못된 보고엔 벌금 및 실형까지 준다 겁박 한 후, 보고서에 애매한 질문으로 혼란야기
…코로나 초기대응 실패로 울리고 부실한 행정으로 또 울리고
…전화도 웹사이트도 묵묵부답 커스터머 센터.
얼마전 실업수당을 실수로 초과 지급해서 다시 환수하는 소동을 벌였던 버지니아 고용국이 이번에는 애매한 주간 보고서 문항 때문에 실업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A씨는 3월 마지막 주에 실업급여를 신청해서 5월 초에 보도된 것 처럼 수 주간의 실업급여를 한꺼번에 받았다. 첫 지급이 이뤄진 다음 주간의 위클리 보고서를 작성하는 중에 A씨는 한 문항에서 어떤 답을 써야 할지에 대해서 한참을 고민해야 했다. 문제의 보고서 문항은 Gov2go 웹사이트에서 제출하는 위클리 리포트 중, Unemployment Benefit에 관련된 문항이다. 이전에는 없었던 이 문항은 단순히 Unemployment Benefit을 받았는지, 받았으면 얼마를 받았는지를 보고하게 되어 있다.
한 주 전에 실업급여를 받은 A씨는 신청 초에 받았던 편지를 떠올렸다. 거기에는 Unemployment Benefit 이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그래서 Yes에 체크를 했고, 금액도 사실대로 5천 불 가량의 숫자를 입력했다. 그런데 그 다음 주간 실업급여가 입금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당황한 A씨는 인터넷 이곳 저곳을 찾아보았고, 한 인터넷 신문에서 실업급여 관련 상담을 해 주는 변호사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그 변호사는 ‘문제의 문항은 수입에 관련된 것이므로 No에 체크해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해 주었다. 즉 위클리 보고를 잘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하지만 A씨의 입장은 단호하다. ‘문제의 문항은 실업금여를 받기 이전에는 없었고, 받은 다음에 등장했기 때문에 당연히 Yes라고 보고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졌다’는 것이다. 또한 주간 보고서 작성을 시작할 때는 항상 ‘잘못된 정보를 입력하면 15%의 벌금 및 실형도 받을 수 있다’라고 ‘엄포’를 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문제의 문항이 등장한 그 다음주 주간 보고서에는 같은 문항에 ‘(UI와 PUA는 표시하지 말라)’는 문구가 추가됐다는 것이다.
(fig. 1. 실업급여 지급 이전의 주간보고서 문항들 캡쳐)
(Fig. 2. 문제의 문항, 한 주 전에는 괄호 안의 내용이 없었음)
이는 문제의 문항에 애매한 점이 있다는 사실을 버지니아 고용국이 인지하고 인정했다는 명백한 증거인 것이다.
지난 주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 A씨는 오늘 아침 158불이 입금된 것을 확인했다. A씨에 따르면, ‘원래는 UI와 PUA가 합쳐져 758불이 입금돼야 하는데, 지난 주에 문제의 문항 때문에 실업급여 자격이 일시 정지 되어 지급되지 말아야 했던 600불이 애초에 초과지급 된 금액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그렇게 지불’ 된 것이다.
자신들의 오류 로 인한 애매한 문항으로 정직하고 성실하게 보고한 선량한 시민의 한 주간의 실업급여는 지급하지 않았으면서, 이번엔 ‘정확한 계산’으로 또 한 번 실업급여를 적게 지급하는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A씨는 계속해서 당국에 이메일도 보내고 실시간 상담도 신청했으며 전화도 걸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메일은 아예 읽히지도 않았고, 실시간 상담 신청에는 ‘현재 상담 신청자 수가 많아서 응대할 수 없으니 다음에 상담신청을 하라’는 메세지만 반복될 뿐이었다. 상담전화는 자동응답 시스템으로만 연결이 될 뿐 보고서에 관해 그 누구와도 한마디 대화조차 해보지 못했다.
“지난 주 보고서 문항에 UI와 PUA는 표시하지 말라는 문구를 추가했다는 것은 그 문항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당국도 인지하고 인정했다는 증거이다. 그렇다면 자신들의 실수로 지급되지 않은 실업급여도 서둘러서 지급해 주어야 할 것이다”라고 A씨는 덧붙였다.
HiUSKorea.com 이태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