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3일 베이징에서 개최…지역한인회장단 62명도 참여
이숙순 중국한국인회장 “한국인회관 건립이 현안” 호소
“독립운동가 후손들에 대한 배려가 돋보이는 따뜻한 행사네요.”
문재인 대통령이 12월13일 베이징에서 개최한 교민간담회에 대해 한 테이블에서 나온 평가다. 대통령을 수행한 민주당 박정 의원과 함께 한 테이블에는 베이징 한국학교와 한글학교 선생님들이 앉았는데, 그들의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 국빈 방문의 첫번째 일정으로 교민간담회를 개최했다. 난징대학살 80주년을 맞은 날이어서 호스트인 시진핑 중국 주석이 난징기념식 행사에 참여한 바람에 문대통령은 방중 첫 일정을 한국교민사회와 함께 시작했다.
이날 간담회는 문재인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이숙순 재중국한국인회장 등4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특히 눈을 끌었던 것은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초대돼 메인테이블에 앉았다는 점.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선생의 며느님인 이덕남 여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바로 맞은편에 앉아 진행측의 배려를 읽도록 만들었다.
이날 메인테이블에는 독립유공자의 후손들과 중국한국인회 회장단, 혁신창업가들, 한중커플인 추자현-위샤오광 등이 앉았다.
문재인 대통령을 맞아 이숙순 재중한국인회장이 교민을 대표해 환영사를 했다. 이회장은 중국에는 “67개 지역에서 한인회가 조직되어 있다”면서, “오늘 이 자리에 회장단 62명 중 49명이 와주셨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지난 한해는 한반도 정세 불안정과 사드 배치로 인한 한중 갈등으로 교민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토로했다.
이회장은 또 “한인다문화 가정이 빠르게 늘고 있다”면서 “이들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우리의 정체성을 갖고 모국에 기여하는 인재로 자랄 수 있도록 우리 정부에서도 따뜻한 눈으로 성원해달라”고 호소했다.
이회장은 “한인사회는 25년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풀어야할 숙제들도 많다”면서 “한국인회가 중국정부로부터 합법적으로 인정받는 것과 한국인회관을 만들어 한인문화활동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 현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연단에 올라 답사를 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 전역에서 참여한 교민대표들에게 감사를 표한 뒤,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이 이번 국빈방문으로 양국의 신뢰가 회복되고, 한중 관계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문대통령은 “오늘 간담회에는 망명지에서 항일독립운동을 펼친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셨다”면서, 한사람 한사람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비서로 활약하신 김동진 지사의 따님 ‘김연령’님과 손자 ‘김과’님, 대한민국임시정부 의원으로 활동하신 김철남 지사의 아드님 ‘김중평’님과 ‘김정평’님, 조국 독립과 중국 혁명에 ‘김산’이라는 이름으로 투신하신 장지락 지사의 아드님 ‘고영광’님, 대표적인 몇 분만 거명했습니다만, 오늘 저는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하여 조국을 위해 헌신한 애국선열의 후손 한분 한분께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1988년 동서 양 진영이 모두 참석했던 서울올림픽은 전세계적인 냉전 종식의 장이었다”며, “이번 평창올림픽도 한반도와 동북아, 더 나아가 전세계의 평화와 화합에 기여하는 세계인의 축제로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대통령은 이날 간담회를 시작으로 한중비즈니스포럼 참석, 북경대 강연,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 리커창 총리,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 면담, 충칭 임시정부 청사 방문 등의 일정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