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민주당 잠룡으로 꼽히는 정세균 국무총리(왼쪽부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2020.6.12 © 뉴스1
대권주자 1위 향한, 이낙연·정세균·임종석 與 잠룡들 비판대열 가세 이재명, 연일 ‘민주당 끌어안기’ 나서며, 공세에 대한 맞불 방어전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 경쟁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독주 체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잠룡들의 견제가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정책 면에서는 이 지사가 내세운 ‘기본소득’이 여권에서 때아닌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최근 재난지원금 보편지급 논쟁과 별개이며,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지 않은데도 잠룡들의 신경전은 날로 날카로워지고 있다.
‘기본소득제’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부터 꾸준히 정책으로 구현해온 이 지사의 오랜 공약이다. 최근 이 지사가 제시한 ‘한국형 기본소득제’는 그간의 정책 경험을 바탕으로 현금 대신 지역화폐를 전국민에게 보편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이낙연 대표는 지난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알래스카 빼고 하는 곳이 없다”며 “그것을 복지제도의 대체재로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앞서 이 지사의 ‘기본소득제’에 대항하는 ‘신복지체계’를 발표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지난 4일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지구상에서 기본소득제도를 성공리에 운영한 나라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도 재난지원금 지급 관련해 “기본적으로 차등적으로 꼭 더 많이 필요한 분들에겐 더 지급하고 그렇지 않은 분에겐 적게 지원하는 차등 지원이 옳다고 본다”며 이 지사의 ‘전국민 보편’ 지급 주장에 각을 세웠다.
잠재적 대권 후보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나서 이 지사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임 전 실장은 전날(8일) 이 지사가 이 대표를 향해 발언한 “사대적 열패의식”을 가르켜 “지도자에게 철학과 비전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때론 말과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고 직격했다.
차기 대선을 1여년 앞둔 상황이지만 대권 주자 사이에 상호 견제가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지사의 지지율 1위 행진은 일시적 현상이라기 보다 추세로 자리 잡았다. 지난 총선 전후 굳건한 1위였던 이낙연 대표의 지지율은 하락추세가 반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정세균 총리는 아직 주요 대권 후보의 반열에 오르기 전이다.
지난 5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전국 성인 대상 차기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지사는 27%를 기록하며 지난달(23%)보다 4%포인트(p) 상승해 자신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대구·경북(23%)과 부산·울산·경남(17%)에서도 야권 유력 주자인 윤 총장을 앞서며 전 지역 1위를 석권했다.
이 지사는 최근 자신을 향한 여권의 공세에 적극 반론을 펴고 있다. 그는 전날 오후 OBS 방송에 출연해 ‘정 총리 외 당내 제기되는 제3후보론에 대해 섭섭하지 않냐’는 질의에 “저는 안 섭섭하다. 섭섭할 사람은 2등 하시는 분일 것”이라고 일갈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 2위를 하는 이 대표를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당내 반대세력까지 끌어 안으려 노력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 제기한 ‘민주당 탈당설’에 대해 “민주당 지지자와 문재인 대통령님 지지자들이 압도적으로 응원하는 데 제가 왜 나가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저는 2005년부터 16년간 계속 당원인데 왜 탈당하느냐”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 사전에 탈당은 없다”며 거듭 탈당설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탈당을 바라는 분들을 가르켜 “그 분들께서 말씀하시는 제 잘못과 부족한 점은 온전히 귀담아 듣고 고쳐 나가겠다”며 “오해가 있다면 진심을 다해 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정윤미 기자 younme@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