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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공포’ 미국 亞사회…’통합’ 외친 바이든, 분주한 수습

[애틀랜타 참사] 하원 법사위 청문회도 개최 성 중독증?…명백한 인종혐오 범죄

“아시아인을 겨냥한 범죄는 더 이상 일어날지 아닐지의 문제가 아닌, 언제 일어날 것인지의 문제가 됐다.”

미국 전역을 뒤흔든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 지역사회가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 지난 1월 미국의 통합을 외치며 임기를 시작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재빠르게 수습에 나섰다.

16일(현지시간) 로버트 애런 롱(21)은 남부 애틀랜타 일대의 마사지 업소 세 곳에서 무차별 총기 난사를 벌였다. 희생자 8명 중 6명이 아시아계였고 그 중 4명은 한인 여성으로 밝혀졌다. 현지 경찰은 인종혐오에서 비롯된 범행인지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들끓는 아시아계 미국인 지역사회…”아시아인 혐오 멈춰라”

지난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중도 하차하고 최근엔 뉴욕시장 출마를 선언한 대만계 정치인 앤드루 양은 18일 흑인 인권운동가 앨 샤프턴 목사와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 “평생 아시아인으로 살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듯한 (다른 이들의) 태도와 조롱, 경멸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인의 얼굴로는 미국인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이 최근엔 더 새롭고 치명적이며 독하고 혐오스러운 단계로 넘어갔다”고 경고했다.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사는 중국계 여성 치치 장은 AFP통신에 2살, 4살난 자신의 딸들에게 거리에서 공격을 받으면 해야하는 행동을 일러줬다며 “이게 2살짜리랑 할 수 있는 정상적인 대화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장 씨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모범적인 소수집단'(model minority)이라는 인식에 맞게 행동하도록 교육받아 온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며 “그런 인식 때문에 누구도 우리를 겨냥한 범죄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든·해리스 애틀란타 방문…통합과 치유 가능할까

지난 1월 취임사에서 트럼프 정부 때 심어진 분열은 뒤로 하고 온 미국이 단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출범한 바이든 정부는 수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9일 애틀랜타를 방문해 아시아계 미국인 지역사회 지도자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이든과 해리스는 이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늘어난 아시아계 미국인 겨냥 폭력과 그 해소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22일 일몰 때까지 백악관을 비롯해 미국 전역의 모든 공공기관 건물과 군 기지에 조기를 게양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하원 법사위 청문회서 목소리 낸 정치인들

18일 하원 법사위원회에서는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 문제를 다루는 청문회가 열렸다. 애틀랜타 총격사건 이전 이미 예정됐던 일정으로 최근 들어 증가한 아시아인 대상 혐오범죄의 해결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진행됐다.

도리스 마츠이(민주·캘리포니아), 그레이스 멍(민주·뉴욕), 주디 추(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과 등 아시아계 의원들이 이날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 사회에 만연한 아시아인 대상 인종차별 실태를 털어놓았다.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로 규정하면서 아시아인이 대유행에 책임이 있다는 분위기가 미국 내 확산되기 시작했다며 “미국이 위기의 정점에 다다랐다”고 경고했다.

공화당 소속인 칩 로이 의원이 이번 청문회를 두고 “언론의 자유를 감시하기 위한 의도”라고 말하자 의원들로부터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테드 리우(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은 “난 바이러스가 아니다”라며 “당신이 이 바이러스를 묘사하는 데 인종을 써서 무슨 정치적 이점을 얻고 있다고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해를 입히고 있다. 부디 그만해 달라”고 강조했다.

◇성 중독증?…명백한 인종혐오 범죄

이번 총격이 인종혐오에서 비롯된 사건이라는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경찰은 용의자 롱이 성중독자일 가능성을 언급하며 증오 범죄 가능성을 배제하고 수사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케이샤 랜스 바텀스 애틀랜타 시장은 자신이 성 중독자라는 용의자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메트로 애틀랜타 한미연합의 새라 박도 이번 범행의 동기는 분명히 인종혐오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배우로 활동중인 한국계 세실리아 김은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증오는 두려움을, 두려움은 증오를 이끌어낸다”며 “둘은 모두 결국 폭력을 불러온다”고 강조했다.

정이나 기자 lchung@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