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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가 18일 오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진행된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존 케리 기후특사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흘리기로 한 방침에 대해 ““중요한 것은 이행”이라며 “일본은 철저한 검증절차를 요하는 IAEA(국제원자력기구)와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고 밝혔다. (주한미국대사관 제공) 2021.4.1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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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美특사 “日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개입은 부적절”(종합)

“일본, IAEA와 충분한 협의 거쳐 결정…투명성 믿는다”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가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내 방사성 오염수 해양방출 결정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미국이 개입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오염수 방출을 결정한 일본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케리 특사는 18일 오전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진행한 내외신 간담회 도중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논란 해결을 위한 미국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 “핵심은 (방출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는 데 있다”면서 “미국은 일본 정부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충분한 협의를 거쳤고, IAEA가 아주 엄격한 절차를 수립했다고 확신한다”고 답했다.

일본 정부는 국내외 반발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일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에 보관 중인 방사성 오염수의 후속처분 방안으로 해양방출을 확정했다. 이 오염수에 남아 있는 삼중수소(트리튬)·탄소14 등의 방사성물질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음용수 기준 이하로 떨어질 때까지 바닷물로 희석시킨 뒤 바다에 버리겠다는 것이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에 보관돼 있는 방사성 오염수는 약 125만톤에 이른다. 일본 정부는 이 오염수 희석 처리 등에 필요한 설비가 갖춰지는 2년 뒤부터 바다로 흘려보낼 계획이며, 기간은 약 30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외 전문가 및 환경단체들로부턴 ‘오염수를 희석하더라도 바다로 흘러들어갈 방사성물질의 총량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에 따른 생태계 및 환경 피해가 제기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일본의 이번 결정에 대해 “충분한 협의·양해 과정 없이 이뤄진 일방적 조치”라며 반발, 태평양 연안국가 등 국제사회와의 공동 대응 및 IAEA와의 협력을 통한 철저한 안전성 검증 등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미국에선 일본 정부의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 결정 당일 “일본의 결정 과정은 투명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원자력안전기준에 따른 접근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는 정부 공식 입장이 나왔다. 사실상 이번 결정을 ‘지지한다’는 것이다.

케리 특사 또한 이날 간담회에서 “난 일본이 (원전 오염수 처분에 관한) 모든 선택지와 그에 따른 영향을 저울질한 것으로 안다. 일본의 그 과정은 매우 투명했다”며 국무부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케리 특사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출 계획의) 핵심은 IAEA가 이 과정을 감시하면서 일본과도 계속 조율한다는 점”이라며 “그래서 우린 원자력안전기준과 IAEA의 노력을 지지한다. 우린 그들과 오랜 세월을 함께 일해 왔다”고 거듭 밝혔다.

케리 특사는 “(오염수) 희석과정은 아주 조심스럽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 우린 그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들이 어떻게 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지금 당장은 계획한 게 없다”고도 말했다.

그는 “우린 일본이 IAEA와 긴밀히 협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임을 확신한다”며 “미국이 이미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곳에, 매우 명확한 규칙과 기대가 있는 곳에 뛰어드는 건 적절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미국도) 다른 나라들처럼 절차가 잘 지켜지는지 확인하는 데 관심이 있지만 공식적으로 진행 중인 건 없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케리 특사의 이 같은 발언은 ‘IAEA와 일본 정부를 신뢰하기 때문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 과정에서 실제 피해 등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는 한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케리 특사는 “모든 사람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우려한다. 그래서 IAEA가 있는 것”이라며 “우린 IAEA의 투명성을 믿는다”고 거듭 밝혔다.

케리 특사는 전날 오후 우리나라에 도착하기에 앞서 15~17일 중국 상하이를 방문, 셰전화 기후특사 등 중국 정부 당국자들과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미중 간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와 관련 케리 특사는 오는 22~2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지구의 날’ 계기 기후 정상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번 정상회의에 초청됐다.

케리 특사는 간담회 뒤 항공편으로 출국했다. 케리 특사는 전날 정의용 외교부 장관, 한정애 환경부 장관을 만났으며, 청와대 예방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용석 기자 ys4174@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