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의 결혼과 3번의 이혼을 한 사람이 있다. 놀라운 사실은 이 모든 결혼과 이혼이 1달만에 이뤄졌다는 것. 1달만에 결혼과 이혼을 밥먹듯이 한 이 남성의 직업은 은행원이다. 남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은행원이 사랑에는 실패한 걸까.
정답은 ‘아니오’ 다. 애초에 이 사람이 한 4차례 결혼에는 사랑이란 것이 있을까 의문스럽다. 그는 단순히 유급휴가를 위해 인륜지대사를 악용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대만의 한 은행에 다니는 직원이 휴가를 받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한달간 4번의 결혼과 3번의 이혼을 반복한 기상천외한 사례를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남성은 2020년 4월6일 첫번째 결혼을 한 뒤 10일후인 16일 이혼했고 바로 다음날 같은 여성과 다시 결혼을 했다. 이후 같은 방식으로 28일 두번째 이혼 후 다음날 결혼, 5월11일 3번째 이혼후 다음 날 다시 결혼을 했다.
그는 대만 법률상 명시되어있는 결혼 후 유급휴가를 은행에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이에 남성은 은행을 고소했고 지난해 10월 해당 은행은 700달러(약78만원)의 벌금을 선고 받았다.
은행은 지난 2월 법원에 소속직원이 자신의 권리를 남용했다고 주장하며 부과된 벌금을 취소해달라고 호소했다. 이후 많은 공개 토론을 거쳐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 시의 노동부장관 천 신유는 지난주 은행에 부과된 벌금이 취소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만에서 이런 기상천외한 사건이 발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1984년 제정된 대만 노동법에 포함된 결혼 휴가 정책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대만에서의 결혼휴가는 주변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도 관대하다고 전했다.
대만 노동법에 따르면 결혼을 한 노동자들이 쓸 수 있는 휴가 일수에는 제한이 없으며 반복적으로 결혼을 해도 새롭게 휴가를 쓸 수 있다. 휴가에 제한이 없으니 이를 악용해 여러번 결혼을 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후앙샨샨 타이베이 부시장은 지난주 페이스북을 통해 “법은 국민을 위해 존재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며 “법을 집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이는 재앙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원태성 기자 khan@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