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형성된 자산 ‘균등 분할’ 하기로…개인 자산도 결혼 후 증식됐으면 분할해야 역대 최고 기록 ’43조’ 베이조스 뛰어넘을까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부인 멀린다와 27년 결혼생활을 끝내고 이혼하겠다고 발표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세기의 부자’ 부부인만큼 재산분할이 어떻게 이루어질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미국 피플매거진에 따르면 게이츠와 부인 멀린다는 이날 오후 워싱턴주 시애틀 관할 법원인 고등법원에 공식적으로 이혼을 신청했다.
이들이 제출한 이혼 신청서에는 게이츠와 멀린다의 결혼생활이 “회복불가능할 정도로 파탄났다”(irretrievably broken)고 명시 돼 있다. 다만 워싱턴주의 경우 혼인이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파탄이 나는 경우 법원이 이혼판결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 표현은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다.
세기의 이목이 집중된 ‘재산 분할’ 문제도 언급됐다. 미국 워싱턴주 법은 별도 합의가 없으면 결혼 뒤 형성된 재산은 이혼 시 반반씩 분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매체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게이츠와 멀린다는 혼인 전 재산 분할에 대한 별도의 합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이들은 규정에 따라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도를 따지지 않고 균등(50/50)하게 분할하게 된다. 공동자산에 대해 각 배우자는 결혼기간 중에도 평등한 지분과 권리를 가지기 때문이다.
게이츠와 멀린다 역시 균등 분배 규정을 따르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들 부부는 공동자산과 결혼 후 증식된 개인 자산에 대한 분할을 진행하게 된다.
경제전문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게이츠의 재산은 1240억달러(약140조원)로 세계에서 4번째로 많다. 게이츠는 아마존닷컴의 제프 베이조스, 루이비통의 버나드 아놀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에 이어 세계 4대 부자다.
게이츠가 멀린다와 결혼 전 쌓아둔 재산은 얼마일까. 이들은 지난 1994년 하와이에서 비밀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전 1993년 포브스 집계에 따르면 당시 게이츠의 재산은 약 61억 달러(약 7조원)다. 결혼 후 재산이 약 20배 증가한 것이다.
대표적인 공동 자산은 ‘빌&멀린다게이츠재단’이다. 이는 게이츠와 멀린다가 지난 2000년 설립한 공동 자선사업 재단으로, CNBC가 인용한 세금 신고서에 따르면 재단은 현재 510억 달러(약 57조원)가 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1억4000만달러(약 1600억원) 상당의 저택과 전 세계 곳곳에 있는 별장 등이 있다.
게이츠의 대표적인 개인 재산으로는 MS지분이 꼽힌다. 게이츠는 1975년 폴 알렌과 공동으로 MS를 창업했다. 이후 1986년 첫 공모를 통해 49%의 지분을 소유해 회사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순식간에 ‘백만장자’가 됐다.
MS지분은 게이츠의 개인 자산이지만, 결혼 후 지분으로 얻은 수익은 멀린다와 분할해야 할 수도 있다.
이에 이들 부부가 ‘세기의 이혼’으로 기억되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베이조스는 이혼하면서 재산 분할로 아마존 전체 주식의 4%, 금액으로 환산하면 383억 달러(약 43조원)를 배우자 메켄지에게 넘겼다.
게이츠과 멀린다가 다수의 공동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역대 최고 기록인 43조를 뛰어넘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다혜 기자 dahye18@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