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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단상】낱낱이 기록되는 동포사회 역사, “무섭지 않은가?”

어느 역사학자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끓임 없는 대화이다”라고 했고,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역사를 돌아보며 미래를 꿈꾸어야 발전할 수가 있기에 나라에서는 사관(史館)을 설치하여 기록하게 하고, 동포사회 또한 누군가는 낱낱이 기록하여 후세에 남기고 있다.

250만 미주동포사회와 200여 개의 지역 한인회를 대표한다는 단체인 미주한인회총연합회와 미주한인회장협회가 분열되어 아직도 법정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미주총연 김병직 이사장(전 오레곤 한인회장)을 만났다.

우리 신문사를 방문한 그는 뜻밖에도 ‘오레곤한인회 50년사’라는 책을 선물했다.

오레곤한인회의 역사이자 오레곤 지역 동포사회의 역사서인 그 책은 오레곤 동포사회가 걸어온 발자취를 사진과 함께 소상히 기록되어 있었다. 과거는 단순히 지나가 버린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후손들에게 역사로 연결되고 있었던 것이다.

오레곤 한인회뿐만 아니다. 미주 지역 동포사회 어디에든 한인회는 있고 그 한인회장의 활동과 비리 사항은 인터넷이 발달된 지금에는 굳이 누군가 기록하지 않아도 SNS 상으로 자동으로 기록되고 있다.

무섭지 않은가?

미주총연 또한 1903년 도산 안창호가 설립한 한인친목회를 계승하여 1977년 창립된 미주한인사회의 대표단체이다고 분명히 기록되어 있으며, 이도영 초대회장에서부터 역대 회장들의 이름과 임기 동안의 활동 내역을 비롯하여 120여 년 전의 역사까지 낱낱이 기록되어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렇게 도도한 역사를 자랑하던 미주총연도 언제부터인가 법정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두 동강이 나 있고, 최근 통합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온다.

미주동포사회 대통합이라는 역사적 사명을 안고 LA에서 버지니아를 오가며 통합을 추진했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간 미한협에서는 통합 시도 과정과 실패 원인을 낱낱이 기록하여 공고했다.

누가, 언제, 어떻게 하여 동포사회를 변화시키고 발전시켰는지?

누가, 언제부터, 어떻게 동포사회와 미주총연을 분열시키고 있는지는 낱낱이 기록되어 후세에 두고두고 전해질 것이다.

무섭지 않은가?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취가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서산대사의 한시이자 백범 김구 선생의 좌우명이다.

오늘도 묵묵히 동포사회 발전을 위해 책임과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단체장들에게 이 서산대사의 한시 한 편을 선물하고 싶은 아침이다.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