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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도록 기도하자”… 주 정부 차원의 현대판 ‘기우제’

거의 모든 농업 국가에는 기우제라는 국가 의례가 있었다. 조선시대에도 왕이 직접 기우제를 주관했다는 기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지만 과학이 발달된 현대 사회에서는 거의 보기 드물다.

그런데 미국에서 주지사가 직접 주민들에게 기도를 요구해 화제가 되고 있다.

기록적인 가뭄에 시름하고 있는 미국 유타주의 스펜서 콕스 주지사는 어제(4일) 주민들을 향해 “기도의 주말”을 보내자고 호소해 빈축을 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지난달 5월 13일 가뭄 비상사태를 선언한 바 있는 콕스 주지사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영상을 통해 “더 많은 비가 올 수 있도록 하나님 또는 여러분이 믿는 고귀한 신께 요청하는 집단적인 기도를 올림으로써 우리는 계속되는 가움의 치명적인 국면을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6일(주일)까지 ‘기도의 주말’을 보내자고 말했다.

몰몬교가 지배하고 있는 유타주 지역의 주요 종교 지도자들은 콕스 주지사의 요청에 동참하겠다고 화답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정치인들과 주민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심지어 유타주 하천위원회에서는 “우리는 립 서비스 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콕스 주지사가 기도 응답을 받으려면 비가 내릴 때까지 기도들 하면 되겠지만, 오죽 가뭄이 심하면 주민들에게 기도 요청까지 했겠나? 하는 동정심도 일고 있다.

한편 유타주와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미 서부 지역은 작년부터 심각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유타주도 작년 연간 강수량이 7.23인치(18.3cm)에 불과했고, 올해는 전체 주 면적의 62% 지역에 가뭄 최고 경보가 발령됐다.

솔트레이크시티 기상청의 글렌 메릴 박사는 눈이 내리는 겨울이 돼야 가뭄이 개선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