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침묵 후 득점포, 양궁 세리머니 눈길
침묵하던 황의조(29·보르도)의 득점포가 마침내 터졌다. 황의조가 해트트릭을 달성한 ‘김학범호’가 온두라스를 대파하고 조 1위로 2020 도쿄 올림픽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8일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펼쳐진 도쿄 올림픽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온두라스에 6-0으로 이겼다.
앞선 뉴질랜드전(0-1 패)과 루마니아전(4-0 승)에서 골을 넣지 못했던 황의조는 전반 12분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침묵을 깨뜨렸다.
이어 전반 추가 시간 절묘한 위치 선정을 통해 골키퍼 맞고 나온 공을 밀어 넣으며 멀티골을 기록했고, 후반 7분 재차 페널티킥 골을 넣으며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황의조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피지전(8-0승)에서 류승우(3골) 이후 두 번째로 올림픽 무대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한국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황의조는 누구보다 후련한 표정이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경기력으로 8강에 올랐다는 것”이라며 “사흘 뒤 열리는 8강전도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황의조는 전반 초반 이번 대회 마수걸이 골을 넣은 뒤 포효하는 모습이 있었다.
그는 “저 역시 기다렸고 모두가 기다렸다”면서 “부담감이 없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터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마지막에 터져서 마음이 놓인다. 더 중요한 것은 8강부터다”고 설명했다.
득점 후 양궁 세리머니를 한 사연도 소개했다. 한국 양궁은 이번 대회에서 남녀 단체전과 혼성전에서 금메달 3개를 수확했다.
황의조는 “양궁 선수들이 잘하고 있다”며 “우리도 원 팀으로 목표는 하나다. 원하는 목표(금메달)를 이루고 싶다”고 했다.
이어 “금메달 따는 것을 많이 봤는데, (양궁 선수들에게) 금메달에 대한 열정을 봤다. 우리도 그것(열정)을 많이 보유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금메달 2개를 딴 남자 대표팀의 막내 김제덕이 3관왕을 놓친 이야기를 하자 “(3관왕이)아쉽게 무산됐는데, 우리가 못다 이룬 3관왕을 이뤄주겠다”고 약속했다. 남은 금메달 1개를 축구 대표팀이 따내겠다는 의지였다.
조별리그를 통과했지만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한국은 8강, 4강을 넘어 사상 최초의 결승 진출을 노리고 있다.
황의조는 “모두가 원하는 것은 하나(금메달)”라고 목소리를 높인 뒤 “그것을 위해 앞으로 남아있는 8강전을 이기고 다음을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한일전’ 성사 가능성을 묻자 황의조는 크게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그는 “누가 올리올지 모르지만 마지막까지 봐야 한다. 어떤 팀이 올라오던지 우리 플레이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2020-21시즌 프랑스 리그1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뒤 A대표팀부터 올림픽 대표팀까지 황의조는 누구보다 쉼 없이 달려왔다.
황의조는 “시즌을 다 치르고 한국에서 A매치 3경기 하고 일주일을 쉬었다. 그리고 바로 올림픽 팀에 왔는데 쉬는 시간이 짧았고 시즌을 마치고 와서 관리하기 어려웠다”며 “천천히 몸을 올리고 있다. 완벽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상 기자 alexei@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