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성, 기대수명 2.2세 감소…”근로연령층 사망률 증가에 기인” 연구 저자 “기대수명 증가하는데 평균 5.6년 걸려…그간 모든 진전 후퇴”
코로나19 출현에 지구촌 기대 수명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치로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옥스포드 대학의 연구를 근거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대부분의 선진국의 기대 수명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이 가운데 미국 남성은 특히나 심각한 감소율을 보였다고 전했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은 최근 연구를 통해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칠레 등 29개국 가운데 27개국에서 기대수명이 감소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대부분 국가에서 남성은 여성보다 큰 폭의 기대수명 감소율을 보였다.
해당 연구는 기대수명을 현재의 사망률이 평생 지속될 경우 신생아가 살 수 있는 평균연령으로 정의했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부류는 미국 남성이다. 미국 남성은 2019년 수준에 비해 2.2세의 기대수명 감소를 겪었다. 리투아니아 남성은 지난해 기대수명 1.7세 감소로 미국 남성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책임자 호세 마누엘 아부르토는 “스페인, 잉글랜드, 웨일즈, 이탈리아, 벨기에 등 서유럽 국가에서 신생아 기대수명에 이같이 큰 폭의 감소가 있었던 것은 2차 세계대전 때였다”라면서 “이들 국가는 기대수명을 증가시키는 데는 평균 5.6년이 걸렸으나 지난해 코로나19로 그간의 진전을 모두 후퇴시켰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기대수명 감소는 1933년 대공황으로 거슬러 올라도 전례가 없는 일이라면서 이런 기대수명 감소는 부분적으로 근로 연령층의 사망률 증가에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FT는 분석했다.
연구의 공동 책임자 리디 카시압은 “미국에서 60세 미만 연령대의 사망률 증가가 기대수명 감소에 가장 크게 기인한 반면 대부분의 유럽국가에서는 60세 이상의 사망률 증가가 더 기여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기대수명이 큰 폭으로 줄어든 원인이 생물학적 차이와 행동적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의 데이비드 다우디 역학 부교수는 “여성과 남성은 상당히 비슷한 비율로 코로나19에 걸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남성은 단기적으로 중증 사례가 많은 반면 여성은 남성보다 ‘롱 코비드 발생 사례가 더 높다”면서 “여성에 비해 남성은 아플 때 도움을 구하는데 더디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우디 부교수가 언급한 ‘롱 코비드(Long Covid)’란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이에 대한 뚜렷한 의학적 정의는 없는 상태다. ‘롱 코비드’의 증상으로는 코로나19 급성기 후 장기간의 호흡곤란, 극심한 피로, 브레인 포그(머릿속에 안개가 낀 듯 멍한 현상), 심장 질환, 신경 질환 등이 보고됐다.
정윤영 기자 yoonge@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