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메이커’ 김종인, 영입 1순위…尹 “도와주실 것으로 생각” 권성동·정진석·장제원 등 당내 친윤계 주목…석동현·강남일·주진우 등 법조 인맥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본선 대결을 위한 ‘매머드 선대위’ 구성이 당면 과제로 떠오르면서 ‘윤석열 사람들’ 면면에 관심이 쏠린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자 선출 전당대회’에서 최종 합산 결과 34만7963표, 득표율 47.85%를 얻어 대선후보로 최종 선출됐다.
윤 후보는 내년 3월 대선까지 사실당 당 대표로서 당무 전반을 지휘하는 ‘전권'(全權)을 쥐게 된다. 윤 후보의 집무실은 국민의힘 중앙당사가 있는 여의도 남중빌딩 5층에, 대선 캠프 사무실은 인근 대하빌딩 9층과 10층에 터 잡았다.
대하빌딩은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을 뛰면서 캠프 사무실을 설치했던 ‘대선 명당’이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후보와 최종 협의를 거쳐 사무실 임대 계약을 완료할 예정이다.
윤 후보의 첫 과제는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이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대선후보는 지도부와 협의해 선관위 및 선거대책기구 참모진을 인선할 수 있다. 경선 기간 운용했던 국민캠프는 다음주 중으로 해단식을 갖고 해체할 예정이다.
‘윤석열 선대위’ 영입 1순위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다. 김 전 위원장은 정치권에서 손꼽히는 ‘지장'(智將)이다. 2012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대선 승리, 2016년 민주당의 총선 승리에 이어 4·7 재보궐선거에서 압승을 이끌며 ‘킹메이커’라는 별칭을 얻었다.
윤 후보는 대선 출마 이후 김 전 위원장과 수차례 회동하며 물밑 조력을 받아왔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 “내년 대선은 윤석열 대 이재명 대결이 될 것”이라며 윤 후보를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윤 후보도 이날 기자들을 만나 “김 전 위원장이 경선 과정에서 유익한 조언도 해주셔서 도와주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영입 의사를 내비쳤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이 본격 등판하는 시점은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홍준표 후보와 김종인 전 위원장은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앙숙’ 관계다. 김 전 위원장이 조기에 합류하면 ‘매머드 선대위’ 구성이 첫발부터 난항에 빠질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윤석열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됐으니 김종인 전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면서도 “먼저 홍준표 후보와 남은 앙금을 털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순서인 만큼, 김 전 위원장의 합류가 우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경선을 도왔던 ‘윤석열 사람들’도 선대위 핵심 참모진으로 대거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캠프는 참모만 300명에 육박하는 매머드급 캠프를 운영해왔다. 윤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만 100명에 달했다.
당내 현역 중에서는 권성동·정점식·주호영·유상범 등 법조계 출신 의원들이 윤 후보를 도왔다. 김경식·주광덕·박민식 전 의원도 검사 출신으로 윤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다.
3선 장제원 의원은 아들 문제로 캠프 총괄상황실장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윤 후보를 측근에서 보좌하는 핵심으로 통한다. 국회 부의장이자 충청 연고로 묶인 정진석 의원(5선)은 지지율 변곡점마다 지지 발언으로 윤 후보에 힘을 실었다.
윤 후보와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인 석동현 변호사(사법연수원 15기)와 사법연수원 동기로 검찰 출신인 강남일 변호사(사법연수원 23기), 검사 후배인 주진우(사법연수원 31기)도 측근으로 꼽히는 법조계 인맥이다.
윤 후보의 정책 공약 발굴을 담당한 ‘전문가 그룹’도 선대위에서 계속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전 국무조정실장이 총괄을 맡아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김성한 전 외교부 차관, 신범철 전 국립외교원 교수, 김숙현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등이 경제·외교·안보·복지 공약을 수립해왔다.
국민캠프 관계자는 “캠프는 다음주 중으로 해단식을 갖고 해체하지만 중진 의원들과 핵심 참모들은 상당수 선대위에 중용될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우선 선대위가 출범할 때까지 공보·수행·메시지 등 최소 실무진을 위주로 후보를 보좌하고 당 지도부와 협의해 선대위 직제표를 구상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