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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양봉업자 시위에 벌떼 1만마리 도심서 ‘웽웽’…경찰도 쏘여

10년 넘게 이례적 가뭄 이어져 양봉산업 위기…꿀값 개혁·보조금 인상 요구

칠레 양봉업자들이 꿀값 개혁과 보조금 인상을 요구하며 대통령궁 앞에서 시위를 벌인 가운데, 거리에 풀어놓은 벌떼 1만 마리가 행인을 위협하는 아찔한 상황이 펼쳐졌다. 이를 제지하던 경찰관도 7명이 벌에 쏘이고 병원으로 실려가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칠레 산티아고 대통령궁 앞에서는 지난 3일 양봉업자들의 시위가 열렸다. 칠레는 2010년부터 이례적으로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는데, 벌이 먹고 살 화초와 농작물 등이 말라버리자 양봉산업이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양봉업자들은 꿀값 개혁과 정부 보조금 인상을 요구하며,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을 직접 만나겠다고 나섰다.

대통령궁 맞은편 대로 위에서 벌어진 이 시위에는 벌통 60여 개가 동원됐는데, 이 안에 들어있던 벌은 약 1만 마리로 추산된다.

양봉업자 호세 이투라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역 가뭄으로 벌들이 죽어간다. 벌이 죽으면 삶도 없다는 걸 보여주려고 나왔다”고 시위 참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시위에 ‘벌떼처럼 모인’ 벌떼들로 행인들은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한 행인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죽을 수도 있는데 위험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양봉업자들을 연행하고 벌집을 치우던 중 경찰관 7명이 벌에 쏘여 병원으로 실려갔다고 밝혔다.

한편 칠레 가뭄의 원인으로는 기후변화가 꼽히고 있으며, 지난해 사이언스지에는 가뭄으로 북미 인구 약 50%, 유럽 인구 17%가 감소할 수 있다는 글도 게재된 바 있다.

칠레 농림부 역시 가뭄으로 인한 양봉산업 피해를 우려하고 있으며, 물 부족을 겪는 지역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농림부 산티아고 지역 농림장관은 전했다.
최서윤 기자 sabi@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