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지지율 뚜렷한 우상향 곡선…반짝했다 우하향하던 과거와 달라 ‘가족 리스크’ 없고 의사·기업인·정치인 10년 등 다양한 경험 재평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바람, 이른바 ‘안풍'(安風)이 불어오고 있다. 대선뿐만 아니라 굵직한 선거에서 늘 바람을 일으켰으나 ‘태풍’으로까지 나아가지 못했던 그다. 선거를 두달 앞둔 시점에 불기 시작한 ‘안풍’이 이전과 다른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10일 정치권은 이번 ‘안풍’의 배경으로 크게 △도덕성 △정치경험 △정권교체 여론 세 가지를 꼽는다.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전화면접과 자동응답(ARS) 등 여론조사 방식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에게 전화면접 방식으로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냐’고 물은 결과 이재명 민주당 후보 36%,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26%,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15%, 심상정 정의당 후보 5%로 집계됐다. 3주 전(12월 14~16일) 갤럽 조사와 비교하면 이 후보는 동률, 윤 후보는 하락했으나 안 후보의 지지율은 10%p(포인트) 대폭 상승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7~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에게 ARS 방식으로 실시한 정기 주례조사에서 이 후보는 37.6%, 윤 후보는 35.2%, 안 후보는 15.1%로 나타났다.
안 후보는 지난주 대비 5.9%p(포인트) 상승했는데, 이는 이 후보 3.4%p·윤 후보 1.9%p 각 하락한 수치를 합한 것보다 조금 높은 수치다. 또 지난해 12월20일 조사와 비교할 때 안 후보의 지지율은 10.5%p 수직 상승했다.
안 대표의 지지율 추이가 이전과 다른 점은 안정적인 ‘우상향’이다.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 후보의 초반 지지율은 민주당·국민의힘 후보와의 다자 대결이나 후보단일화를 염두에 둔 민주당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모두 크게 앞섰다. 지난 2017년 19대 대선에서는 출마 선언 당시(3월19일) 약 10%의 지지율로 시작해 한달여만에 약 40%를 찍으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 ‘패배’였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후보 단일화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패하고, 2017년 대선에서는 최종 3위로 선거를 마무리했다. 안 후보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뒷심 부족’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번 대선은 ‘정권교체 여론’이 강세를 보이고 어느 때보다 ‘비호감 대선’이라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팽배해 두 가지 측면을 모두 충족하는 안 후보에게 기회가 찾아온 모습이다.
먼저 도덕성에서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에 비해 확실한 우위에 있다. 음주운전 등 전과가 4개나 되는 이 후보는 욕설과 대장동 특혜 의혹, 아들의 도박 논란 등을 안고 있고, 윤 후보는 아내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과 장모의 사법 리스크에다 주요 길목마다 본인의 말실수 논란이 발목을 잡는다.
반면 안 후보는 지난 10년의 정치 인생에서 가족 문제를 포함해 도덕적으로 크게 문제된 점이 없었다. 외동딸 설희씨는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로미 아마로 교수팀 소속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코로나19 관련 소속팀 연구 결과가 지난해 12월 뉴욕타임스 1면에 소개되는 ‘미담’을 낳기도 했다. 여론조사 도덕성 평가에서 안 후보가 이재명·윤석열 후보를 크게 앞서는 이유다.
후보 단일화에 있어서는 여러 면에서 윤 후보에 비해 우위에 있다. 먼저 안 후보는 10년이란 세월 동안 정치판에서 창당과 분당, 당대표, 대선 출마 등 여러 경험을 쌓았다. 과거 안 후보의 갈지(之)자 같은 행보가 비판을 받는 지점이었다면 이젠 그 반대로 작용하는 모습도 보인다. 험난한 정치판에서 10년을 버티며 대권주자로서 위상이 여전하다는 측면에서다.
윤 후보가 후보 선출 후 당 내홍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서 두달 가까운 시간을 낭비한 반면 안 후보는 본인이 중심이 돼 선대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경험의 산물이란 의견이다. 윤 후보가 검사로서 평생을 일했다면 안 후보는 의사와 창업을 통한 회사 대표, 교수 등 보다 폭넓은 경험을 쌓은 점도 비교 대상으로 꼽힌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는 분명 안 후보에게 불리하지 않다”며 “윤 후보와 단일화 과정에서 정계개편이나 공동정부론을 던지면서 유리한 국면으로 끌고 간다면 이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그렇다면 대권까지 노릴 수 있다. 일단 단일화 허들을 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일창 기자 ickim@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