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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특공대 급습에 궁지 몰린 IS 수괴 자폭…긴장감 흐른 백악관 상황실

<사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과 함께 미군의 IS 수괴에 대한 공격 작전을 지켜보고 있다. © 뉴스1(백악관 트위터 캡처)

시리아 시간 3일 오전 1시쯤 미 헬기 3대에 24명 특공대 투입 3층에 있던 알쿠라이시 폭발물 터트려…시체들 밖으로 날아가

미국이 3일 대테러작전을 벌여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인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이브라힘 알하셰미 알쿠라이시를 제거했다. 이번 작전은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가 수행했다.

쿠르드족이 통제하는 도시인 코바니에서 이륙한 미군 헬기 3대가 시리아 시간으로 3일 오전 1시쯤 알쿠라이시가 은신해 있던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주의 아트메흐 마을에 도착했다.

이들립주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반군의 본거지로,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를 비롯한 극단주의 세력이 반군의 주축을 이루는 곳이다. 터키 국경 근처인 아트메흐는 시리아 난민 캠프가 흩어져 있는 지역으로 극단주의 세력이 은신해온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작전은 헬기 지원사격과 무장 리퍼 드론, 공격용 제트기의 지원을 받은 약 24명의 미군 특수부대가 수행했다. 이는 지난 2019년 10월 당시 IS의 수괴였던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제거했을 때 수행했던 작전과 유사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작전팀은 3일 0시를 넘긴 오전 1시 전후에 알쿠라이시가 은신해 있는 3층짜리 단독 주택을 에워쌌다.

뒤이어 아랍어로 이 주택에 거주하는 모든 이들에게 항복을 요구하는 확성기 경고음이 울리면서 긴장된 대치 상태가 이어졌다.

이 사이 이 건물 1층에 거주하고 있는 성인 남성과 여성, 여러 명의 아이들이 있는 한 가족이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IS와 무관하고 3층에 알쿠라이시가 살고 있는지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 특공대는 인근 지역에 있는 집들을 찾아가 “다치지 않을 것”이라며 작전이 끝날 때까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얼마 후 알쿠라이시가 은신하던 건물에서 큰 폭발음이 발생하면서 건물을 뒤흔들었다. 3층에 있던 알쿠라이시가 폭발물을 터트린 것이다. 당시 폭발이 너무 강력해서 집 밖과 주변 지역으로 시체들이 날아갔다고 한다. 폭발은 미군이 건물에 진압하기 전에 일어났다.

미 고위당국자는 “비겁함과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는 최후의 행동으로, 자신과 부인, 아이들을 포함한 여러 명의 다른 사람들을 죽이기 위해 폭발물을 터뜨렸다”고 설명했다.

미 당국자들에 따르면, 미군은 이미 작전 검토 과정에서 알쿠라이시가 자폭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미군 기술자들은 이번 폭발로 건물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한다. 미 당국자는 “그가 폭발을 일으켰을 때 (이를) 알고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그 건물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죽이려는 것이 그의 의도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폭발 후 2층에선 알쿠라이시의 동료인 IS의 한 간부가 자신의 부인과 바리케이드를 치고 미군 특수부대와 교전을 벌였다. 이 간부와 부인은 교전 도중 미군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두 사람이 사망한 뒤 2층에 있던 4명의 어린이들은 안전하게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전에 투입된 헬기 중 1대는 작전 초기에 일부 개인들과 교전을 벌였고, 최소 2명의 적군이 사망했다고 미 고위당국자는 전했다. 해당 지역은 테러리스트 집단인 ‘하이야트 타흐리르 알샴’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고 한다.

작전에 투입된 헬기 중 1대는 기계적인 문제를 일으켜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한 미군이 목표지역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시켜 폭파하기도 했다. 미 고위당국자는 “적대적 상황과는 무관했다”고 강조했다.

미군 특공대는 목표지역에 투입된 지 약 2시간 후인 오전 3시 전후로 헬리콥터를 타고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구체적인 사망자 수는 확인하지 않고 있지만, 시리아 구호단체인 ‘하얀 헬멧’은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해 최소 13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미 고위당국자는 “이곳에서의 모든 사상자는 알쿠라이시를 포함한 거주지 안에 있던 IS 테러리스트들이 3층 대부분을 파괴한 것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알쿠라이시는 이 가옥의 3층에 세들어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건물주는 알쿠라이시가 11개월간 이 가옥에 살았고 아내와 세 자녀, 여동생 등과 함께 살았다고 전했다.

알쿠라이시는 IS 수괴가 된 이후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육성 녹음도 공개하지 않는 등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곳에 거주하면서 택배 등 배달원 조직을 통해 작전 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당국자들은 이번 작전이 몇 달 전부터 계획됐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이 알쿠라이시가 해당 주거지에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인 지난해 12월에 첫 브리핑을 들었고, 이후 국가안보팀으로부터 정기적으로 보고를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시간으로 지난 2일 오전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 함께한 자리에서 최종적으로 작전을 승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방부에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예방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알쿠라이시가 아이들을 포함한 가족들에 둘러싸여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민간인 사상자 최소화를 위해 공습을 하는 대신 미군에게 훨씬 위험이 큰 특수부대 급습을 선택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밤부터 백악관 상황실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과 함께 이번 작전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당시 “엄청난 긴장감이 감돌았다”고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상황실에서 미국 헬기 1대가 지상에서 기계적 문제를 겪자 걱정스럽게 지켜봤고, 건물 1층에서 아이들이 나와 안전한 곳으로 뛰어가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폭발이 발생한 후 작전을 수행한 특공대로부터 첫 번째 보고가 들어오자 상황실의 긴장감은 ‘안도’로 바뀌었다. 모든 작전이 끝났을 때 바이든 대통령은 몇 마디만 했다고 한다고 한다. 미 당국자들은 “대통령은 분명히 그의 지휘관들로부터의 보고에 만족해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상황실을 떠나면서 “우리 군에 신의 가호가 있기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현 특파원 gayunlove@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