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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의 아이콘 ‘아베노마스크’, 폐기 직전 신청 폭주…아베 ‘의기양양’

“100년 뒤 사람들도 봐야” 박물관 전시 움직임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폐기 결정을 내린 이른바 ‘아베노마스크’가 뒤늦게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8130만여장이 재고로 남았는데 배포 신청이 들어온 물량만 2억8000만장이라고 한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아베노마스크를 배포 받고 싶다고 신청한 지방자치단체, 돌봄시설, 개인 등이 37만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아베노마스크를 희망하는 개인, 지자체에 배포하고 남는 것은 폐기하겠다고 밝혔지만, 예상보다 더 많은 신청이 들어오면서 재고를 분배해 오는 3월부터 배송하기로 했다.

아베노마스크는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인 2020년 일본 정부가 추진한 천 마스크 전국 배포 사업을 말한다.

아베 전 총리는 2020년 4월 코와 입만 겨우 가려지는 우스꽝스러운 천 마스크를 쓰고 정부 대책회의에 등장해 전국 모든 가구에 2장씩 천 마스크를 배포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마스크는 바이러스 차단 능력이 떨어지는 데다 곰팡이와 벌레 등 이물질이 발견되는 등 불량품이 속출하면서 ‘아베노마스크’라는 오명을 썼다.

아베노마스크가 뒤늦게 큰 인기를 끌자 가장 기뻐한 것은 바로 아베 전 총리였다.

아베 전 총리는 “희망자를 모집했는데 2억8000만장의 신청이 있었다”면서 “좀 더 빨리 할 걸 그랬다는 생각을 할 뻔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약 50만매의 배포를 신청한 센다이시 교육위원회는 아베노마스크를 사립 초중학교 182교에 배부해 급식을 배식하는 아이들이 사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센다이시 교육위원회는 아베노마스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아베노마스크는 작아서 아이에게 딱 좋다”며 “버린다면 유효하게 활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마스크 이외의 사용법도 제안되고 있다. 지난 3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이치무라 코이치로 일본유신회 중의원 의원은 아베노마스크를 사용해 만들어진 배냇저고리를 들고 나타났다.

이치무라 의원은 “배냇저고리를 만든 여성이 이 아베노마스크는 잘 변질되는 좋은 거즈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고토 시게유키 후생노동상은 “꼭 유효하게 써 주셨으면 한다”고 말해, 장관이 마스크 이외의 용도로 사용해도 좋다고 보증한 형태가 됐다.

아베노마스크를 역사의 일부분으로 보고 박물관에 전시하는 움직임도 있다. 오사카부의 스이타시립 박물관에서는 재작년 ‘코로나19와 사는 사회’, 작년은 ‘유행병과 코로나19’라는 기획전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 키트와 함께 아베노마스크를 전시했다. 학예사 사오토메는 “아베노마스크는 사회정세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자료”라며 “100년 후 사람들에게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박병진 기자 pbj@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