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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바이든 국정연설, ‘전시 대통령 분위기’…韓 1차례, 北 언급 없어

연설 도중 주미 우크라 대사 일으켜 세워 박수 유도…질 바이든 여사는 포옹 트럼프 행정부 정책 비판하다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야유 받기도

취임 이후 첫 국정연설(연두교서)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 사실상 전시를 이끌고 있는 대통령의 분위기가 느껴질 만큼 뜨거운 박수 속에 미 의사당 연단에 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선 단호한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현장에 있던 의원들로부터 박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국내 현안과 관련해 연설을 할 때는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야유를 받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 존칭 없이 ‘푸틴’이라고만 호칭…단호한 대응의지 천명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의 시작은 역시 우크라이나 사태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내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President)’이라는 존칭을 쓰지 않은 채 ‘푸틴’이라고만 불렀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더라도 서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등 심각한 오판을 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지만, 자유세계가 강력한 경제 제재 등을 통해 책임을 묻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에 대한 전폭적 지원 다짐…현장엔 우크라이나 국기 가득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국들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경제·인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나라를 지키고 그들의 고통을 덜 수 있도록 계속 도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질 바이든 여사의 초청을 받아 참석한 옥사나 마르카로바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일으켜 세운 뒤 “오늘 밤 이 회의실에서 우크라이나와 세계에 확실한 신호를 보내자. 미국은 우크라이나 국민과 함께 서 있다”고 강조했다.

현장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뜨거운 박수를 보냈고, 마르카로바 대사 옆에 있던 질 바이든 여사는 마르카로바 대사를 껴안으며 위로하기도 했다.

◇62분 연설 중 경제에 25분 할애…연설 도중 야유 받기도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넥타이를 착용한 바이든 대통령의 첫 국정연설에선 경제 등 미국내 현안이 상당히 비중 있게 다뤄졌다. 특히 경제 분야에 상당시간을 할애했다.

약 62분간 진행된 이번 국정연설에서 우크라이나 문제(12분)에 대해 언급한 이후엔 경제(25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7분), 범죄 및 총기 통제(3분), 투표권·대법관 인준·이민·평등(4분), 통합 어젠다 및 애국심(11분) 등에 대해 발언했다.

국내 현안들은 대체로 민주당과 공화당간 첨예한 갈등이 있는 만큼 바이든 대통령 연설 때도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유독성 가스를 마신 미군들이 암 등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언급하던 대목에선 극우성향으로 알려진 로렌 보버트 공화당 하원의원이 “당신이 그들을 거기에 뒀다. 그들 중 13명”이라고 소리쳐 항의하기도 했다.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 폭탄 테러로 사망한 미군 병사들을 언급한 것이다.

잠시 연설을 멈췄던 바이든 대통령은 유독 가스를 마시고 사망한 병사들 중 한 명이 자신의 아들이라고 말하며 연설을 이어갔다.

◇中과 경쟁서 승리 의지 재천명…한국 1차례 언급, 북한은 거론 안해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기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또 미래의 좋은 일자리를 위한 경쟁을 위해선 중국 및 다른 경쟁자들과의 경쟁의 장을 동등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신흥기술과 미국 제조업에 기록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초당적 혁신법을 의회에서 통과시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국’을 한 차례 언급했다. 대러 제재에 동참한 나라를 거론하면서 유럽연합의 27개 회원국과 영국, 캐나다, 일본에 이어 한국을 소개했다. 그러나 이날 연설에선 북한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김현 특파원 gayunlove@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