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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세계 군사력 ’22위’가 ‘2위’랑 싸워 버티는 이유

‘세계 군사력 22위’에 불과한 우크라이나가 미국 다음의 군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러시아의 침공에도 결사항전하며 버티고 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군의 침공 개시 이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함락은 시간문제’란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국제사회의 연이은 지원에 우크라이나군의 전력은 점차 강해지고 있는 듯하다.

반면 러시아군은 ‘전광석화’ 작전에 사실상 실패한 데다 국제 여론전에서마저 참패하면서 심각한 사기 저하 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이 외신들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세계 군사력 순위를 매년 평가하는 ‘글로벌 파이어 파워'(GFP)가 최근 발표한 각국의 국가 순위를 보면 ‘2위’ 러시아는 정규군 85만명에 예비군 25만명 등 총 135만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22위’ 우크라이나는 정규군 20만명, 예비군 25만명 등 50만명에 불과하다.

특히 전차 1만2000여대와 전투기 1500여대를 보유한 러시아군은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해 T-72·80 전차, 2S19 ‘므스타(Msta)-S’ 자주포, TOS-1 ‘부라티노’ 다연장 로켓발사기 등 주요 자산을 총동원했으나, 우크라이나군의 ‘예상 밖’ 항전에 벌써 1주일째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는 옛 소련의 일원이었던 만큼 기본적으로 러시아와 비슷한 무기체계를 갖고 있다. 러시아의 주력전차 중 하나인 T-80은 현재는 우크라이나에서만 생산된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개량한 T-84도 개발했다. 자주포 역시 러시아와 같은 2S19 등을 주로 사용한다. 그러나 군사력 순위가 보여주듯 모든 무기의 보유량 자체가 러시아보다 압도적으로 적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1991년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할 때만 해도 세계 군사력 4위 국가였다. 옛 소련이 남기고 간 핵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1994년 12월 미국·영국·러시아 등과 ‘부다페스트 안전보장 각서’를 체결하면서 주권과 영토 보장의 대가로 당시 보유량 기준으로 ‘세계 3위’에 이르렀던 핵무기를 모두 러시아에 넘겼다.

이처럼 우크라이나의 전력 규모 자체는 러시아에 비해 열세지만, 현재 러시아군과의 전쟁 과정에선 서방국가들로부터 지원받은 무기류를 십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들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군을 상대로 위력을 발휘하는 대표적인 무기는 미국이 2018년 수출한 대전차미사일 FGM-148 ‘재블린’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2일(현지시간)까지 이 무기를 활용해 러시아 전차 211대, 장갑차 862대, 기타 군용 차량 355대에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길이 1.2m, 무게 22.3㎏의 ‘재블린’은 미사일을 발사한 병사가 현장을 떠나더라도 탑재된 적외선 탐지장치를 이용해 표적까지 자동으로 날아간다. 공격받는 입장에선 최초 발사 지점을 파악하기가 어려울 수 있단 얘기다. ‘재블린’의 사거리는 2.5~5㎞로서 최대 유효 사거리가 4~5㎞ 수준인 러시아군 전차를 상대하는 데 유용하다. 헬기와 같은 공중 목표물에도 쓸 수 있다.

이런 가운데 2일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 각종 무기와 군수물자를 지원하거나 지원 의사를 밝힌 나라는 미국 등 19개국에 이르고 있다. 보급로 유지가 힘든 러시아군과 달리, 우크라이나군의 전력은 점차 강화되고 있단 얘기다. 실제 러시아군은 전투가 장기화되면서 식량·연료 부족 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는 ‘재블린’을 비롯해 3억5000만달러(약 4200억원) 규모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추가 지원할 예정. 독일도 ‘분쟁 지역에 무기 수출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대전차 무기 1000기, 지대공미사일 ‘스팅어’ 500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기로 했다. 프랑스·영국·네덜란드·스웨덴·핀란드·스페인 등도 군사장비 지원을 약속했다.

또 해외 각지에서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의용군 참전 의사도 잇따르고 있다. 전직 영국군 공수부대원 150명이 실정법 위반 논란 속에 우크라이나로 떠났고. 미국 육군·해병대 출신 전직 군인으로 구성된 ‘전방관측단'(FOG) 소속 전투원 20여명도 지난달 말 키이우에 도착해 활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재블린’, 총, 탱크, 헬리콥터 등 모든 무기로 적을 몰아내는 자들을 피해 점점 더 많은 점령군(러시아군)이 러시아로 도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 군대와 국경수비대, 영토방위군, 심지어 평범한 농민들도 매일 러시아군을 생포한다”며 “포로들은 ‘왜 여기 왔는지 모른다’고 말하고 있고 적의 사기는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고도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 당국자도 “러시아 병사들이 자신들의 임무에 대한 불만 때문에 차량을 파괴하고 무더기로 항복했다”고 전했다.
허고운 기자 hgo@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