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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아닌 미국 땅에서 옛 폐백의 전통을 되살린 결혼식 피로연

폐백을 통하여 2세와 미 주류사회에 우리의 전통 문화를 계승·전파한 결혼식 피로연이 있어 화제다.

폐백은 결혼식을 치른 신부가 혼례를 마치고 시댁 어른들에게 예를 갖춰 첫인사를 올리는 의례로, 신부는 미리 친정에서 준비해온 대추·밤·술·안주·과일 등을 상 위에 올려놓고 시부모와 시댁의 어른들에게 큰절을 하고 술을 올리는 우리의 전통 혼례식 중의 일부이다.

하지만 요즘은 결혼 풍습이 서구화 되고 많이 간소화 되면서 옛 폐백의 전통이 퇴색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6일(일요일) 버지니아 타이슨스에 위치한 고급 식당 연회실에는 최은희 워싱턴 평통 수석부회장(남편, 닥터 크리거) 딸인 애쉴리 양과 비엔나 경찰국에 근무하는 앤드루 슬라보닉 군의 결혼식 피로연이 열렸다.

결혼식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지난달 타지역에서 간소하게 치러졌고 이날은 몇몇 지인들만 초대된 가운데 피로연으로 진행됐다.

연회장에서는 워싱턴 소리청(대표 김은수) 팀의 춘향가 중 ‘사랑가’ 공연도 있었다.

피로연에는 지미 리 메릴랜드주 장관, 임소정 페어펙스시 의원을 비롯하여 최광희 전 동중부한인회연합회장, 김태환·황원균 현 K-센터 이사, 강창구 민주평통 회장, 정현숙 메릴랜드총한인회장, 김유숙 한민족교류협회장, 전경숙 미주노인봉사회장, 남정길 동중부미주장애인체육회장, 한미여성재단 숙희 젠츄리 회장 등 워싱턴 지역에서 내노라 하는 단체장들이 하객으로 참석하였고 페어팩스 경찰국 고위 간부들을 비롯 미국인들이 대거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이날 피로연에서 단연 화제가 된 순서는 폐백으로, ‘인사동 한복’의 도움을 받아 거의 완벽에 가까운 전통 폐백을 재현하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축하객들의 관심 어린 눈길 속에서,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신부와 장대같이 키가 큰 미국인 신랑이 전통 폐백 한복을 입고 양가 부모에게 큰 절을 올리고, 시아버지가 던져주는 밤, 대추를 받은 후 시어머니께 육포를 정성스레 올리는 예식에서, 우리의 전통 문화가 계승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참고로 시아버지께 올리는 밤과 대추고임은 집안을 일으키고 자손을 번성 시키겠다는 의미고, 이를 받은 시아버지가 던져주는 밤, 대추는 부귀, 다산과 조상을 잘 모시라는 뜻을 담고 있다. 또한 시어머니께 올리는 육포는 부모를 공경하겠다는 의미와 함께 새 며느리의 실수도 넉넉한 마음으로 감싸주십사 하는 속내가 담겨 있다고 한다.

HIUSKOREA 강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