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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마리우폴 극장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렸다. © 뉴스1 (드미트리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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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다뉴브 강둑의 신발 300켤레…마리우폴 사망자 추모

2차 대전 유대인 추모 ‘다뉴브 강둑의 신발’ 조형물 인근서 열려 쿨레바 외무장관 “역사, 지금 눈 앞에서 반복되고 있어…對러 제재 강화해야”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한 극장에서 대피 중이던 민간인 300여명이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숨진 가운데 헝가리 시민들이 추모 행사를 열었다.

27일(현지시간) 카타르 방송사 알자지라는 드미트리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을 인용해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마리우폴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쿨레바 외무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러시아의 야만적 행동으로 마리우폴에서 숨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있었다. 이 행사는 나치에 의해 무자비하게 살해된 헝가리 유대인들을 기리는 ‘다뉴브 강둑의 신발’ 조형물 인근에서 열렸다”고 적었다.

그는 그러면서 “(유대인들이 나치로부터) 살해되기 전, 나치들은 유대인들에게 신발을 벗도록 강요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추모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다뉴브강 부둣가에 신발 300켤레를 가지런히 올려 놓았다.

쿨레바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유럽 정상들은 해마다 ‘다시는 (세계 2차대전과 같은 비극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반복한다. 하지만 역사는 지금 눈앞에서 반복되고 있다. 우리는 이 같은 일이 다시는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확실한 사례를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파트너들에게 촉구한다. (러시아에) 더욱 강력한 제재를 부과하고,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모든 무기를 제공해달라. 러시아를 더욱 깊은 고립에 빠뜨리고, 승리할 때까지 우크라이나에 모든 것을 지원해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군은 지난 16일 민간인이 대피 중이던 마리우폴의 한 극장을 포격했다. 러군의 공격을 받은 해당 극장에는 어린이와 노인 등 1300여 명의 민간인이 숨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우폴 시의회는 이후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의 극장 포격으로 약 3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아조우해를 낀 항구도시 마리우폴은 러시아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득세한 도네츠크주 최남단에 있는 인구 45만 규모 도시다.

함락 시 동부전선과 크림반도 남부전선이 하나로 이어져 러군의 동남부 우위가 막강해지는 전략 요충지인 탓에, 개전 초반부터 러군의 집중 공세를 받으면서 이번 전쟁 ‘최악의 전장’으로 꼽히고 있다.

정윤영 기자 yoonge@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