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초청 AAYC 온라인 세미나…미국, 한국, 뉴질랜드 사례 발표
지난 22일, 미국의 한국계 청소년 단체인 재미차세대협의회 (AAYC, 대표 브라이언 전)와 한국의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 위원장이 장애인 이동권 문제 해법 모색을 위한 세미나를 온라인 상에서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 미국과 한국, 뉴질랜드의 한인 청소년들이 참가해 최근 현안으로 부각한 장애인 이동권 문제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AAYC 회원인 발표자들은 각자 거주하는 국가에서 장애인 이동권을 어떻게 보장하고 있는지 사례를 소개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유니스 리(17)씨는 뉴욕에 위치한 472개의 지하철역 중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역은 절반가량에 불과하다고 소개했다.
또한 뉴욕의 지하철이 100년 전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장애인 이동권을 완전하게 보장하는 시설이 갖춰진 역은 130여 개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유니스 리씨는 뉴욕이 시설 면에서는 장애인들의 이동이 쉽지 않은 도시이지만, 포용적인 사회 분위기가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뉴욕 시민들은 장애인을 사회의 걸림돌로 인식하지 않는다”며 “장애인들을 존중할 뿐 아니라 필요한 도움을 주는 데도 주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뉴욕의 메트로폴리탄교통국(MTA)은 매달 이사회에서 장애인들에게 의견을 발표할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미국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뉴욕 포담대에 입학한 뇌성마비 환자 이윤지(19)씨도 장애인에 대한 미국 사회의 포용성을 적극적으로 평가했다.
이씨는 “고등학교에 다닐 때 소외감이 든 적이 없었고, 항상 학교의 일원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내가 가진 능력을 완전하게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학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김예빈(17)씨는 “뉴질랜드의 대중교통은 한국과 비교해 덜 발전됐다”면서도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훨씬 뛰어나다고 소개했다.
휠체어 탑승이 가능하도록 모든 버스는 저상버스이고, 기차역 승강장에는 장애인의 승하차에 도움을 주도록 역무원이 상시 대기 중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김씨는 장애인 이동권을 위한 시설보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뉴질랜드는 사회 구성원들이 장애인에 대한 친화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의무교육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에 거주하는 AAYC 회원 장한결(18)씨는 일부 광역지자체의 경우 저상버스 도입 비율이 10%에 불과하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노인과 장애인이 늘어나는 속도에 비해 시설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타인과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AAYC 회원들과 함께 세미나를 가진 김민석 보건복지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장애인 이동권 문제에 대해 여러 국가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경험을 나누고 이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각국의 한인 청소년들이 이 문제를 진지한 고민의 주제로 삼기를 바란다”며 “AAYC가 전 세계 청년들의 어젠다와 이슈를 선도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AAYC는 2017년 미국 동부를 중심으로 결성된 청소년 단체로 지난해 미국 뉴저지주(州)에 한복의 날 제정을 성사시키는 등 공공외교에 앞장서고 있다.
뉴욕 안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