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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유행과 아시안 혐오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LA폭동 30주년을 맞이하게 됐다. 사진은 로스앤젤레스 한 도로 위에 경찰 차량 한 대가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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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혐오범죄 급증 속 맞이하는 LA폭동 30주년…”다민족 폭력사태”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과 맞물려 아시안 혐오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로스앤젤레스(LA)에서 흑인의 한인 폭력 사건 이른바 ‘LA 폭동’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하게 됐다.
LA폭동은 캘리포니아주 LA시에서 1992년 4월29일 교통 법규 위반한 흑인 청년 로드니 킹을 집단 구타한 백인 경찰 4명이 배심원단 판결에서 무죄 선고를 받자, 분노한 흑인들이 거리로 나와 무차별 폭력과 약탈, 방화를 일으킨 사건이다.
특히 당시 흑인들의 분노는 백인 아닌 한인 사회로 표출됐다. 1년 전인 1991년 3월 LA의 한인 상점 주인 두순자씨가 10대 흑인 소녀를 절도범으로 오해하고 총으로 살인한 사건으로 촉발된 ‘한흑갈등’과 맞물리면서다.
AFP통신에 따르면 당시 LA폭동으로 약 60명이 숨지고 2000여명이 부상했으며 재산 피해 규모는 약 10억달러에 달해 미주 한인 이민사의 최대 비극으로 꼽힌다.
10대 시절 LA폭동을 겪었다는 한국계 미국인 최초 LA 시의원 데이비드 류는 “이는 한흑갈등이 아니라 빈자 간 싸움”이라며 “흑인들은 백인 혹은 권력자 앞에서 화를 낼 수 없어 그들 앞에 있는 사람들에게 표출한 것이고 한국계 미국인이 그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에드워드 장 캘리포니아대 리버사이드캠퍼스 민족학 교수는 이 폭동에 대해 “국내 최초 다민족(multi-ethnic) 폭력 사태”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LA경찰들은 한인 사회를 보호하고 사태를 진압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한인타운은 버려졌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장 교수는 사회가 인종 문제를 단순하게 ‘반 흑인’ 혹은 ‘흑인 대 백인’ 구도로 바라보는 것은 LA와 같이 다인종으로 구성된 지역사회를 배제한 ‘동부적 편견’이라고 지적했다.
인종 문제를 흑백 갈등으로만 바라보는 이 같은 편견으로 국내 비 흑인은 여전히 인종 차별 범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코로나19 발발로 촉발된 아시안 혐오 범죄가 2년간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이유다. AFP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올해 아시안 혐오 범죄는 300% 이상 급증했다.
한편 LA시와 LA한인회 등은 폭동 30주년을 앞두고 지난해부터 1년간 한·흑인 간 화합과 우정을 위한 다채로운 문화 교류 행사를 이어왔다.
오는 29일 당일에는 에드가 보이드 LA 흑인 사회의 중심 아프리칸 감리교회 목사를 비롯해 지역 내 다인종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고 AFP는 전했다.
이 밖에도 한미연합회·미주한인위원회가 공동 주관하는 리더십 컨퍼런스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같은 날 오후 4시부터 3시간 가량 ‘LA폭동 30주년 기념 사이구(429) 평화 콘서트’도 예정돼있다.
정윤미 기자 younme@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