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오늘 이 자리에 섰다”
윤석열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은 10일 오전 11시 여의도 국회 광장에서 있은 취임사에서 이렇게 힘주어 말했다.
윤 대통령의 목소리에는 어느 때보다 패기가 흘러넘쳤고, 열정적인 연설은 15분가량 계속 되었다.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강조한 윤 대통령은 ‘자유’를 30번 이상 외쳤고,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해치고 있다”고 뼈 있는 연설을 했다.
취임사 도중에는 갑자기 반대편 하늘에 뜬 무지개로 인해 참석자들이 뒤돌아서서 무지개를 촬영 하는 등 잠시 장래가 어수선하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길조’이다고 혼자말 처럼 했다.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 취임식은 문재인 대통령 내외 입장 후에 윤 대통령 부부의 입장으로 시작됐다.
‘국민이 함께 만드는 취임식’을 강조해온 윤석열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국회 정문에서 무대까지, 180미터 정도를 직접 걸으며 시민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입장을 했다.
무대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 부부에게 90도 인사하며 예를 갖추는 모습을 멀리서도 볼 수 있었다.
취임 선서 후에는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으로서 전군의 안보 보고를 영상으로 받았고, 이때 21발의 예포가 발사되었다. 또 취임식에 맞춰 74년 만에 국민 품으로 돌아오는 청와대 국민 개방식 모습도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외교부 초청으로 참석한 1천여 명의 재외동포들은 오전 9시 경복궁 주차장에서 31대의 대형버스를 통해 1시간 전 취임식장에 도착하여 2시간 동안 땡볕에서 땀을 흘렀지만 주최 측에서 주는 선물은 모자는 고사하고 딸랑 생수 1병뿐임에 실망하는 분위기였다.
주최 측의 세심하지 못한 배려로 참석자들을 실망시킨 것은 또 있다.
정작 초청된 참석자들은 초여름 더운 날씨임에도 정장 차림으로 예를 갖추었지만 간이용 의자에 가득한 먼지로 인해 엉덩이를 터느라 구시렁거리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렸고, 퇴장 시에는 퇴장객들을 위한 동선이 마련되지 않아 압사 사고가 나지 않아 다행일 정도로 혼잡했다. 결국 공들여 가꾼 애꿎은 의사당 화단들만 쑥대밭이 되었다.
한편 미주한인회총연합회를 대표하여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40여 명의 회원들은 김병직 공동총회장의 인솔 아래 재외동포 정책과 관련된 정치인들과의 간담회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나경원 전 대표 간담회와 ‘우리것 보전협회’ 초청 만찬 및 공연(10일), 권성동 국힘당 원내대표 및 차기 주미대사로 내정된 조태용 의원, 그리고 김영근 재외 부위원장 초청 간담회, 국무총리 초청 리셉션,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과의 만찬 (11일), 김덕룡 의원, 그리고 이준석 대표와 황교안 전 총리와의 간담회(12일)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