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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대만 방문 두고 긴장 고조…中 군사 위협 vs 美 항모 동원 검토

WP, 펠로시 탄 군용기 보호 위해 항모 또는 전투기 출격 방법 고심 中강력 반발 속 백악관 우려…공화당 비판 속 방문 미루기도 어려워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의 여파가 미·중 군사적 충돌 가능성으로까지 번질 기세다. 중국의 군사적 대응 주장에 맞서 미 국방부도 항공모함 동원 가능성까지 제기하는 등 양국의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외교·안보 칼럼니스트인 조시 로긴은 지난 24일 미군이 펠로시 의장을 보호하기 위한 옵션을 고안하고 있다고 했다.

로긴은 펠로시 의장 등 미 의회 대표단이 대만을 방문한다면 통상적으로 군용기를 타고 방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미군이 검토 중인 방법에는 항공모함을 이동시키거나 근접항공 지원을 위한 전투기를 출격하는 방법 등이 포함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군의 이런 조치는 중국 측에 의해 방어적 조치라기보다는 공격적인 조치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군의 이런 논의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미·중간 군사적 충돌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 속에 이뤄진 것이다.

앞서 중국 당 매체인 환구시보의 후시진 전 편집장은 “인민해방군 전투기들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펠로시 의장이 탄 전용기와 동반 비행을 해 대만 상공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중국군은 전투기를 동원해 지난 23일까지 7일 연속 대만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하는 등 무력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6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 중국이 미국 측에 군사적 대응이 담긴 비공개의 강력한 경고의 목소리를 전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대만 방문을 고집하면 중국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모든 결과는 미국이 부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우려스러운 입장을 밝히고 있다.

WP는 다른 기사에서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백악관의 국가안보 담당자들이 펠로시 의장에게 이번 여행의 위험성을 알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맡았던 에반 메데로이스는 WP에 “대만 문제는 세계에 가장 큰 두 경제 대국 사이에 핵 전쟁을 포함한 전쟁의 불똥을 튀게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국방부는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우회적으로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하지만 공화당의 비판과 중국의 강력한 반발로 인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취소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톰 코튼 상원의원(공화당)은 백악관의 우려에 대해 “한심한 자기 억제는 실수다. 이는 더 많은 (중국의) 공력을 불러올 것”이라고 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의지도 강력하다. 그는 “대만에 대한 우리의 강력한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며 “대통령이 말한 것은 아마도 군이 우리 비행기가 중국에 의해 격추되거나 그와 비슷한 일이 생기는 것을 우려한다는 것 같다”고 했다.

다만 펠로시 의장은 “저는 우리 중 누구도 대만에 관한 독립을 지지한다고 말한 적이 결코 없다. 이는 대만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WP는 “펠로시 의장과 바이든 대통령 모두 (중국의) 군사적 위협 가능성을 제기했다”며 “어떤 결정도 중국의 압력 아래서 후퇴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펠로시 의장의 이제 거의 여행(대만 방문을) 해야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중국의 극도로 반발하는 것은 자국의 핵심 이익을 건드리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은 그동안 중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반발 배경에는 현직 미 하원의장이 1997년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 이후 25년만에 대만을 공식 방문하는 것은 마치 미국 정부가 대만을 공식 국가로 인정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올해 10월 말 전후로 열리는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과 첫 화상 정상회담에서도 대만 문제와 관련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고 경고하는 등 대만 통일을 강조하고 있다.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미·중 관계가 파국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정률 기자 jrkim@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