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가 폭염으로 전기 사용량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전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캘리포니아주 당국은 주민들에게 피크 시간대 전기차 충전을 피해달라고 권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31일 캘리포니아에서 전력계통의 수급균형을 모니터링하는 CAISO(California Independent System Operator)는 ‘레벨 1 에너지 비상 경보’를 발령했다.
CAISO에 따르면 레벨 1 에너지 비상 경보는 에너지 부족이 예상되는 단계이며, 소비자들에게 에너지를 절약하도록 권장하는 단계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전날 추가 전력 공급을 촉구하는 긴급 선언을 발표했으며, 기자회견에서 “대자연이 우리를 앞질렀다는 것은 분명하다”라며 “현실은 우리가 극심한 더위와 가뭄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섬 주지사는 일주일 동안 가스연소 발전소에 대한 환경 규제가 일시적으로 완화돼 폭염 기간에도 최고 수준으로 운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력망에서 전기를 끌어오는 대신 백업 발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CAISO는 오는 4일부터 6일까지 매일 저녁 3기가와트의 잠재적인 전력 부족이 예측된다고 경고했다.
1200년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올 여름 캘리포니아의 강과 저수지 수위가 위험 수준으로 낮아졌다. 수력 발전 댐에서 약 10%의 전기를 생산하고 천연가스 발전소를 폐쇄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에게 이번 가뭄은 큰 영향을 끼친다.
CAISO는 이날 약 9기가와트의 발전용량을 사용할 수 없다고 보고했다. 1기가와트는 캘리포니아의 75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당국은 기온이 화씨 100도(섭씨 38도) 치솟는 가운데 31일과 1일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주민들에게 전력을 아껴달라고 당부했다.
CAISO는 “소비자들이 건강이 허락할 경우 에어컨 온도는 화씨 78도(25.5도) 이상으로 설정하고 주요 가전 제품의 사용을 피하고 불필요한 조명도 끄도록 권고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오후 4시부터 9시 사이에 전기차 충전을 지양해달라고도 했다.
한편 전기차 충전을 제한하는 당국의 요청은 캘리포니아주가 2035년부터 휘발유 등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차량 판매를 금지하기로 결정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나온 결정이라 주목된다.
이 계획에는 오는 2026년까지 판매되는 신차 3분의 1 이상을 탄소 배출 제로 차량으로, 2030년까지 3분의 2 이상을 탄소 제로로 의무화하는 단계적 조치도 포함돼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으로 전기차 충전마저 지양해달라는 당국의 요청에 트위터 상에서는 비판하는 내용이 게재됐다.
한 사용자는 “가스 자동차를 불법화하기 전에 전기망을 어떻게 고칠지 알아내야 할 것 같다”며 당국이 아무런 준비 없이 내연기관 차량을 금지했다고 비판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애리조나주와 네바다주 일부뿐 아니라 캘리포니아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excessive heat warning)를 발령했다.
NWS는 적어도 더위가 오는 4일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폭염이 장기화되면서 야외 활동 시에 더위와 관련한 질병 가능성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이상 기후의 원인으로 인류의 화석 연료 사용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보고있다. 이에 따라 폭염이나 폭풍 등 날씨가 점점 더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다.
김민수 기자 kxmxs4104@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