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많이 마시는 것도 아닌데 반주 한두 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혈당이 높은 사람이라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국내 성인 약 447만 명을 9년 이상 추적한 대규모 연구에서 공복혈당장애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이 술을 마실 경우 대장암 발생 위험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당뇨병이 있으면서 소량~중간 수준으로 술을 마신 사람은 정상혈당이면서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대장암 위험이 48% 높았습니다.
그렇다면 소주 한두 잔도 마시면 안 된다는 뜻일까요?
연구 결과를 정확하게 살펴보겠습니다.
https://blog.naver.com/ksg4104/224424383037
447만 명을 9년 넘게 추적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서울병원과 숭실대학교 연구진이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447만5,492명을 분석한 대규모 연구입니다.
추적기간 중앙값은 9.33년이었으며 이 기간 5만1,592명이 대장암을 진단받았습니다.
연구 결과는 2026년 9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암연구소 저널(JNCI)**에 발표됐습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혈당 상태와 음주를 따로 보지 않고 ‘혈당 상태 + 음주량’이 대장암 발생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함께 분석했다는 것입니다.
혈당 상태를 세 그룹으로 나눴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혈당 상태를 크게
정상혈당
공복혈당장애
당뇨병
으로 구분했습니다.
공복혈당장애는 흔히 ‘당뇨병 전단계’라고 부르는 상태에 포함됩니다.
아직 당뇨병으로 진단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정상보다 공복혈당이 높은 상태입니다.
여기에 음주량까지 구분해 대장암 발생 위험을 비교했습니다.
술도 세 그룹으로 나눴다
연구에서는 음주량을
비음주
소량~중간 음주
과음
으로 나눴습니다.
이 가운데 소량~중간 음주는 하루 순수 알코올 섭취량을 기준으로
남성 30g 미만
여성 20g 미만
으로 정의했습니다.
여기서 반드시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이 수치는 연구진이 참가자들의 음주량을 분류하기 위해 사용한 연구상의 기준입니다.
“남자는 하루 30g, 여자는 20g까지 마셔도 안전하다”는 의미가 절대 아닙니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연구에서 기준이 된 집단은
‘정상혈당 + 비음주자’
였습니다.
이들과 비교했을 때 소량~중간 정도 술을 마시는 사람 가운데 혈당이 높을수록 대장암 위험이 증가했습니다.
공복혈당장애 + 소량~중간 음주
대장암 발생 위험이 정상혈당·비음주자보다
23% 높았습니다.
당뇨병 + 소량~중간 음주
대장암 발생 위험이
48% 높았습니다.
즉 술을 엄청나게 많이 마시는 사람에게서만 나타난 결과가 아닙니다.
연구상 ‘소량~중간 음주’로 분류된 사람에서도 혈당 상태가 좋지 않을수록 대장암 위험이 높게 관찰됐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 가장 중요한 부분
‘대장암 위험 48% 증가’는 무슨 뜻일까?
이 부분을 잘못 이해하면 안 됩니다.
“당뇨병이 있으면서 술을 마시면 48%가 대장암에 걸린다”는 뜻이 아닙니다.
연구에서 말하는 48% 증가는 상대적인 위험 증가입니다.
즉,
정상혈당이면서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을 기준으로 했을 때
당뇨병이 있으면서 소량~중간 정도 술을 마신 사람에게서 대장암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48% 높게 관찰됐다는 뜻입니다.
연구 전체 참가자 약 447만 명 가운데 추적기간 중 대장암을 진단받은 사람은 약 5만1천 명으로 단순 계산하면 약 **1.2%**입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모든 개인의 대장암 발병확률이 1.2%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나이와 성별, 가족력, 생활습관 등 개인별 위험요인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왜 혈당과 술이 함께 문제가 될까?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입니다.
따라서 이 결과만으로
“당뇨병이 있는 사람이 술을 마셨기 때문에 대장암이 발생했다”
라고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혈당 이상과 음주는 각각 대사와 염증, 인슐린 관련 경로 등을 통해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장기간 혈당이 높은 상태에서는 고인슐린혈증이나 인슐린 저항성 등 여러 대사 이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알코올 섭취가 더해질 경우 대장암 위험과 관련된 여러 생물학적 경로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습니다.
이번 연구는 실제 대규모 인구집단에서도 혈당 이상과 음주가 함께 있는 사람의 대장암 위험이 더 높게 관찰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나는 술 조금밖에 안 마시는데요?”
이번 연구가 특히 관심을 끄는 이유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많은 사람이
“매일 과음하는 것도 아니고 저녁 먹으면서 소주 한두 잔인데 괜찮겠지.”
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과음자뿐 아니라 소량~중간 음주자로 분류된 사람에서도 혈당 상태에 따라 위험 차이가 관찰됐습니다.
따라서 혈당이 정상보다 높은 사람이라면 ‘나는 술을 많이 마시지 않으니까 괜찮다’고 단순하게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술은 대장암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알코올은 체내에서 분해되면서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물질을 생성합니다.
아세트알데히드는 DNA를 손상시키는 등 발암과 관련된 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알코올 음료를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된 1군 발암요인(Group 1)**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알코올 섭취는 대장암뿐 아니라 구강·인두·후두·식도·간·유방암 등 여러 암과 관련돼 있습니다.
따라서 ‘적당한 술은 암 예방에 좋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술을 마실 이유는 없습니다.
WHO도 “암 위험 없는 안전 음주량을 정하기 어렵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알코올과 암의 관계에서 암 위험이 전혀 없는 안전한 음주 수준을 정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술의 양이 줄어들수록 위험도 낮아지는 방향이기 때문에 암 예방만 놓고 본다면 적게 마시는 것이 유리합니다.
따라서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남성 하루 30g 미만
여성 하루 20g 미만
이라는 기준 역시 안전한 권장 음주량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공복혈당장애라면 더 관심 가져야
이번 결과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아직 당뇨병까지 진행하지 않은 공복혈당장애군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소량~중간 음주를 하는 공복혈당장애군은 정상혈당·비음주군과 비교해 대장암 위험이 23% 높게 나타났습니다.
“나는 당뇨병이 아니니까 괜찮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이 높게 나온 사람도 음주습관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혈당 높은 사람에게 술이 또 문제가 되는 이유
대장암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술은 음주 상황과 양에 따라 혈당 조절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일부 당뇨병 치료제를 사용하거나 인슐린 치료를 받는 사람은 술을 마신 뒤 저혈당 위험에도 주의해야 합니다.
반대로 술과 함께 안주나 고탄수화물 음식을 많이 먹으면 전체적인 열량 섭취가 증가하고 혈당 관리가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당뇨병이 있는 사람에게 음주는 단순히 “술 자체의 당분이 얼마나 되느냐”만 따져서 판단할 문제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술을 완전히 끊어야 할까?
이번 연구 하나만으로 모든 당뇨병 환자에게 동일한 음주기준을 제시할 수는 없습니다.
개인의 혈당조절 상태와 복용약, 간·신장 기능, 저혈당 위험, 다른 질환 등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혈당이 높아도 반주 한두 잔은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다”
고 단정할 근거는 없습니다.
특히 암 예방이라는 관점에서는 음주량을 줄이거나 마시지 않는 방향이 위험을 줄이는 데 유리합니다.
이번 연구에서 꼭 기억해야 할 5가지
① 약 447만 명을 9년 이상 추적한 대규모 연구입니다.
② 정상혈당·비음주자와 비교해 공복혈당장애+소량~중간 음주군은 대장암 위험이 23% 높았습니다.
③ 당뇨병+소량~중간 음주군은 48% 높았습니다.
④ 48%라는 숫자는 ‘48%가 암에 걸린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⑤ 소량~중간 음주라는 표현 역시 ‘이 정도까지는 안전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건강검진에서 혈당 높게 나왔다면?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이 높게 나왔다면 혈당수치만 확인하고 끝내지 말고 자신의 생활습관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체중, 운동, 식습관뿐 아니라 평소 얼마나 자주 술을 마시는지도 중요한 점검 대상입니다.
특히 매일 저녁 반주하는 습관은 한 번 마시는 양이 적더라도 장기간 반복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혈당 관리와 함께 음주습관을 살펴보는 것이 대장암 예방 측면에서도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혈당이 높은 사람에게 ‘소량의 술은 괜찮다’고 안심하기는 어렵습니다.
정상혈당·비음주자와 비교했을 때 소량~중간 음주를 하는 공복혈당장애군은 대장암 위험이 23%, 당뇨병군은 48% 높게 관찰됐습니다.
그렇다고 당뇨병 환자의 48%가 대장암에 걸린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이므로 인과관계를 확정하는 결과는 아니지만, 혈당이 높다면 음주를 줄이는 것이 혈당 관리뿐 아니라 장기적인 암 예방 측면에서도 고려할 만한 생활습관이라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 건강정보 안내
이 글은 건강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하거나 인슐린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 음주가 저혈당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담당 의료진과 개인별 음주 여부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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