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코리안뉴스] 기사입력: 2018년 8월 15일
해외한인사회, ‘건국 70주년’ 기념해야 할지 아닐지 헛갈려
10년전 이명박 정부때 건국 60년 행사와 광복절 행사를 같이 기념했던 해외한인사회가 올해 광복절 행사를 맞아 ‘건국 70년’을 기념할지 아닐지를 두고 헛갈렸다.
일본 오사카민단은 8월15일 오사카 한국회관에서 기념식을 개최하면서 ‘광복 73주년’을 타이틀로 내걸었을 뿐, ‘건국 70년’이라는 말은 일체 꺼내지 않았다. 오사카민단은 이날 발표한 결의문에서 “올해는 대한민국 정부수립 70주년”이라고 언급했을 뿐이다.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열린 8.15 기념식에서 발표된 문재인대통령의 경축사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재현됐다. 문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경축사에서 ‘건국 70년’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오늘은 광복 73주년이자 대한민국 정부수립 70주년을 맞는 매우 뜻깊고 기쁜 날”이라고 말했다.
문대통령은 지난해 8.15 경축사에서 건국과 정부수립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2년 후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내년 8.15는 정부 수립 70주년이기도 합니다”라면서,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은, 외세에 의해 분단된 민족이 하나가 되는 길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대통령은 ‘임시정부 수립=대한민국 건국’, ‘2019년=건국 100주년’이라고 밝힌 지난해의 프레임을 올해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그런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정부의 광복절 경축행사와는 달리 ‘건국 70주년 기념식’을 따로 개최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건국에 대한 시각을 비판했다.
문대통령의 말대로 ‘임시정부 수립=대한민국 건국’이라고 하면, 대한민국은 1919년 건국되고, 대한민국 정부는 1948년에 수립되는 것으로 된다. 건국후 임시정부 체제로 지내다가 정식 정부체제로 됐다는 것이다. 1919년을 건국한 해라고 했을 때와 1948년을 건국이라고 했을 때, 무엇이 서로 달라질까?
우선 대한민국이 1919년에 건국됐다면, 북한의 위상이 문제가 된다. 북한은 국가보안법과 관계없이 반역집단이 된다. 대한민국을 반역하고 부정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정부를 참칭하거나 국가를 변란할 목적으로 하는 국내외의 결사 또는 집단으로서 지휘통솔체제를 갖춘 단체’가 ‘반국가단체’에 대한 정의다.
1919년에 건국이 되었다면, 당시의 정부를 임시정부라고 부르는 것도 모순이다. 당시의 정부를 임시정부라고 부른 것은 다름아닌 임시정부 인사들 자신이었다. 1941년 11월 대한민국 임시 정부가 발표한 새 민주국가의 건설을 위한 강령인 대한민국 건국강령(大韓民國建國綱領)에도 국가 건설과정은 ‘독립 선포 – 정부 수립 – 국토 수복 ? 건국’이라고 했다. 건국은 국토수복후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왜 문대통령은 왜 1948년 건국이 아니라 1919년 건국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을까? 그렇다면 교과서는 물론, 청와대에 걸어야 할 대통령 사진들도 다 바꾸자고 해야 할텐데, 그같은 주장이 비생산적인 논쟁으로 치닫게 된다는 것을 아는 걸까, 모르는 걸까? 아니면 그동안 알려진 외에 사람들이 모르는 숨은 뜻이 있는 것일까?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