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태 계속 방치하면 상황 더 악화” “북한과 북핵문제 푸는 것은 미중간 중요한 전략적 의미 있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대북 정책과 관련해 북한의 바람직한 행동에 대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며 인도적 지원 재개와 개성공단 복안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송 대표는 이날 버지니아 한인타운에 소재한 한강식당에서 가진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미국은 나쁜 행동에는 보상하지 않는다. 소위 북한의 벼랑 끝 전술에 양보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계속 말해왔다”면서 “그런 논리라면 바람직한 행동에 대한 보상이 따라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2017년 11월 화성-15호와 6차 핵실험 이후 비록 단거리 미사일을 몇 번 시도했지만 거의 4년 동안 추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안하고 있다”며 “어찌 됐든 이것은 평가할 만하다. 이에 대한 상응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선거 때 자기가 제재를 하나도 해제하지 않고 아무런 보상도 하지 않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만남만으로 외교적 성과를 이뤘다고 자랑하고 다녔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런 계기를 만든 것도 있지만 그게 지속될 순 없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상태를 계속 방치하면 북한의 추가적인 장거리 미사일 시험이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핵실험 같은 것이 예상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더욱 더 한반도 상황이 악화되고 어려워진다”며 “지금 상태를 계속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식으로 기다려보자고 할 게 아니라 선제적으로 적극적인 계기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NGO단체나 미국인들에 대한 북한 여행제한 금지를 풀어서 정부는 못한다 할지라도 인도적 지원이나 민간협력 차원에서 북한 방문을 허용하게 만들고, 그다음에 유엔식량기구라는 단체들을 지원해서 인도적 지원을 재개하는 조치가 필요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그게 개성공단 복원의 문제이고,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제시하겠다”고 했다.
그는 개성공단 복원과 관련, “조 바이든 행정부의 가장 우선은 중국 문제다. 북한은 상대적으로 우선순위에 떨어져 있다”며 “중국과 북한은 분리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개성공단을 재개하지 않으면 북한의 중국 의존도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을 중국에 종속되지 않도록 친미국가로 만드는 작업이 되는 등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북한을 제2의 베트남처럼 사실상 친미국가로 변화시켜 나가는 것은 동북아에 새로운 질서의 변화를 의미한다”며 “북한과의 북핵문제를 푸는 것은 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미중간의 중요한 전략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도 11월 중간선거도 곧 다가오고 아프가니스탄 사태도 있는데,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외교적 성과로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아프간 실수를 만회하는데도 북핵문제를 푸는 것이 하나의 성과를 내는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송 대표는 또 “(한반도는) 법률적·기술적으로 전쟁상태에 있다. 계속적인 한반도 경쟁이 상시적으로 존재한다”면서 “이것을 풀려면 결국 북한이 미국, 일본과 국교 정상화를 하도록 만들어 주고, 대한민국도 도와주는 게 일관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당시 2차례의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등 톱다운 방식의 대북 접근법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 총비서를) 만나주면서 비판하는 것도 있지만, 긍정적으로 보자면 북한이라는 나라와 북한 지도자를 국제사회에 이끌어낸 의미가 있다”며 “단지 실패한 이유는 워킹 레벨과 하이 오피셜 레벨에서 충분한 정상회담 준비가 부족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것을 거론, “북한은 이후 북미간 협의에 더욱 움츠러들고 조심스럽게 (하는) 결과를 낸 게 아니냐. (그것이) 앞으로 장기적인 북미관계 정상화에 불신의 요소가 됐고, 중간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던 우리 정부에 대한 서운함도 있을 것”이라며 “이런 신뢰를 어떻게 복원해서 다시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이끌어내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의 외교 전략에 대해 “대한민국은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면서 중국과 척을 지지 않도록 중국과의 관계를 지혜롭게 풀어낼 수밖에 없는 과정에 있다”며 “둘 중에 어디를 선택할 것인가를 놓고 미리 상정해서 우리의 입지를 좁혀갈 필요는 없다고 본다. 자주적으로 최대한 양자를 정립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언론에서는 왜 쿼드나 파이브아이즈에 한국이 참여하지 않느냐고 하는데, 지금까지 미국이 한 번도 참여하라고 요청한 적이 없다”면서 “전 세계가 미중이 제2의 냉전으로 가는 것을 바라지도 않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미중 관계는 어떤 형태로든지 인류문명전체를 위해서 서로 간에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미국에 도착한 송 대표는 워싱턴에서 바이든 행정부와 의회, 싱크탱크 등 인사를 두루 만난 뒤 오는 22일 뉴욕으로 이동한다. 뉴욕에서 동포 간담회 등을 한 후 23일 귀국할 예정이다.
송 대표의 해외 방문은 지난 5월 당 대표 취임 후 처음이다. 비서실장인 김영호 의원과 이용빈 김진욱 대변인, 김병주 의원 등이 동행했다.
김현 특파원 gayunlove@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