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대 대선을 위한 재외선거의 국외 부재자 및 재외선거인 신고·신청 등록일이 지난 1월 8일로 마감되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월 11일 재외 선거를 위한 신고·신청인 수가 잠정 23만 1천314명이라고 밝혔다. 유학생·단기체류자를 포함한 재외선거인을 200만 명 정도로 추산할 때 20대 대선 재외선거인 유권자 등록률은 11.5%로 볼 수 있다. 이는 19대 대선 때인 30만197명보다 6만 명이 줄어든 인원이다.
그렇다면 한국 정부와 재외 동포 단체의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외 유권자 등록률이 늘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왜 줄어들고 있을까?
우리는 이 현실을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이 정도의 유권자 등록으로는 재외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강하게 주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760만 재외동포들에게는 재외국민으로서의 권익을 위해 한국 정부와 투쟁하여 쟁취해야 할 사안들이 너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선천적 이중국적 문제와 국민 참정권이다.
특히 미국 등 전 세계에 있는 한인에게 자동으로 부여하는 한국 국적 때문에 복수국적이 된 수십만 명의 청소년들이 이 악법으로 인해 공무원·군 등 공직 생활을 하는 데 큰 불이익을 받고 있다.
한반도의 긴 역사에서 볼 수 있듯 우리 조국 대한민국은 지정학적인 리스크를 과거에도 그랬듯이 미래에도 짊어지고 살아야 하는 피할 수 없는 역사적인 운명의 위치이다. 주변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한반도의 생존전략을 항상 등에 업고 살아야 하기에 병역 문제와 관련된 이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는 쉽게 풀 수 있는 숙제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투표율로는 정치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은 모든 권리를 투표로서 쟁취하는 미국에 사는 우리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필자는 우리 민족과 사정이 비슷한 이스라엘의 역사와 정치적 판단에 눈과 머리가 자꾸간다.
이스라엘은 오래전부터 Diaspora 유대인들의 이민장려 및 이스라엘 본국 사회에 대한 참여 증진 정책을 아주 성공적으로 진행해오며 소수 민족이지만 힘을 바탕으로 세계 속에서 존재감과 리더십으로 여러 국가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들은 본토 국민들과 재외 국민들이 하나가 되어 그렇게 똘똘 뭉쳐 있는 것이다.
미래로 향하는 국가에 대한 변화를 볼 때 왜 복수국적과 재외국민 참정권이 왜 필요한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면 답이 명확하게 보인다. 대한민국 정부는 해외 760만 한민족(남북한 합해서 약10%)에서 미래의 힘을 함께할 때 그 시너지효과는 훨씬 큰 결과를 가져올 것에 대한 확신이 서야 할 것이다.
나는 이번 재외선거 등록율이 저조한 이유로 한국 정부의 무관심과 우리 재외 국민 유권자 단체의 노력 부족을 꼽고 싶다.
우리의 후세들을 위하고 조국 한반도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서는 더 많은 비중을 해외에 두어야 하는 시점에서 참정권은 대단히 중요하다. 하지만 지난 십수 년을 그래왔듯이 5년마다 이뤄지는 이번 대선에서도 여,야 정치권은 결국 모두 ‘립서비스’에 그치고 말아 개탄스럽기까지 하다.
한반도 보다 몇 배나 넓은 땅덩어리에서 흩어져 살고 있는 재미동포들에게 불편하기 짝이 없는 현 선거제도는 전면 개정이 반드시 필요할 정도로 불합리적이다. 이번 선거도 투표하기 위해서 하루 종일 자동차로 이동해야 하는 유권자들도 많이 있다. 재외 동포들의 숙원인 투표하기 쉬운 환경, 즉 우편투표 제도는 이번에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리 재외동포들에게도 책임이 크다.
특히 이번엔 재외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목소리가 매우 적었다는 느낌이다. 재외동포사회의 큰 축을 이루는 재일본대한민국민단과 미주한인회총연합회가 내분으로 인해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몇몇 유권자 단체가 있으면서도 제 목소리를 내지 않은 부분은 두고두고 아쉽다.
먹고살기에 바쁜 미주 동포들의 냉담과 무관심을 홍보하고 설득하여 투표장으로 인도해야 할 유권자 단체가 왜 제대로 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우리의 후세들을 위하고 조국 한반도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서는 더 많은 비중을 해외에 둬야 하는 시점에서 우리들의 한 표 참여는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 속담에 “우는 아이 젖 준다”는 말이 있다. 모든 권력이 투표로 결정되는 민주국가에서는 내 한 표는 나와 내 후세들의 권익과 직결되고 있다. 이렇게 저조한 투표 참여율로는 우리의 권익 쟁취는 요원하기만 하다. 투표율이 적은데 귀 기울이는 정치인은 없다고 보면 된다. 울지 않으면 젖 주지 않는 것은 속담이 아니라 엄연한 정치 현실인 것이다.
우리가 우리의 투표 참여율을 높이지 않는 한 ‘동포청’ 설립이나 각종 정책 수립 및 예산 증액을 절대 이룰 수 없다.
이번 유권자 등록의 저조한 성적표를 받고 보니 기존의 유권자 연대 단체로는 아무것도 쟁취할 수가 없다는 확신마저 들었다. 공익을 위한 후세들에게 건전한 홍보와 미래의 참정권에 관심을 함께할 분들과 유권자 운동을 하고자 한다.
미래를 위해 새로운 조직으로 새 판을 짜는데 뜻을 함께 하고자 하는 분들의 고견을 기다린다.
(전)세계한인유권자총연합회공동대표 설 증혁
1 760-782-8256
Chseul31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