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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일 칼럼】미국의 코로나19 기승과 발빠른 백신 작전

미국내 코비드 19의 기세가 맹렬한 가운데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수송 작전으로 일반 접종이 시작 됐다. 14일에는 뉴욕의 흑인 여성 간호사가 미국 최초의 화이자 제품 코로나 백신 접종을 받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15일 뉴저지 뉴왁의 병원에서 역시 의료 종사자가 뉴저지 최초의 일반 접종을 했다. 메릴랜드도 마찬 가지였다.

이런 가운데 15일자 뉴욕 타임즈는 오는 17일 승인을 앞두고 있는 모더나사의 백신이 생각보다 훨씬 뛰어난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1면 머리가사로 크게 보도 했다. 이제 끝이 보이는 터널의 입구에 들어 선 느낌이다.

수송 작전 총지휘는 4성 장군. 블루투스로 연결된 위치추적 태그와 온도·습도를 측정하는 장치, 경호차량, 분 단위 모니터링 시스템 등. 군사작전에나 쓰일 법한 수단들이 백신 운송에 총동원됐다. 주요 언론들은 미국 물류역사상 가장 복잡하고 중요한 도전이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의 백신 공급 프로그램 ‘와프 스피드’의 운송 최고 책임자인 구스타프 퍼나 장군은 “미시간의 화이자 공장에서 포장된 백신이 배송업체인 UPS와 FEDEX를 통해 13일 오전 부터 636곳으로 배송 완료 됐다고 밝혔다. 4성급 장군인 그는 백신 운반을 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 승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비유했다. 그는 “디데이(노르망디 상륙작전 개시일)는 ‘끝의 시작’이었고, 오늘 우리가 있는 지점도 그곳”이라고 말했다.

미국내 백신 우선 접종 대상은 의료노동자(약 2100만명)와 장기요양시설 거주자(약 300만명)들이다. 당국은 “최전선에서 코로나19와 싸워 온 의료노동자들부터 백신을 접종받게 될 것”이라며 “14일에는 중환자실이 있는 대형병원 145곳부터 먼저 접종을 시작한다”고 했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은 뉴욕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일하는 간호사 샌드라 린지(52)다. 린지는 의료노동자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정한 우선접종대상이기도 하지만, 코로나19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흑인이자 가족을 코로나19로 잃었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린지는 이날 무엇보다 “백신에 대한 불신을 가라앉히기 위해 접종을 자원했다”고 밝혔다.

린지씨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맞는 장면은 CNN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언론들은 “린지가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것은 여러모로 적합하다”고 보도했다. 자메이카가 고향인 린지는 30년 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현재 미국 최대 병원체인인 노스웰 헬스가 운영하는 뉴욕의 롱아일랜드 유대인 메디컬센터에서 중환자실을 관리·감독하는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특히 지난봄 이후 코로나19 환자들이 입원한 집중치료실을 맡아 환자를 돌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린지의 삼촌과 이모가 코로나19로 사망했고, 린지의 오빠는 메릴랜드에서 호흡기 치료사로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당국은 연내 2000만명에 대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으로 내년 4~5월경에는 코로나19에서 벗어난 일상 생활에 복귀한다는 계획이다. 백악관 ‘초고속작전’팀은 ” 내년 1월 중순까지 노년층에 대한 백신접종이 이뤄지면 이 결과 내년 1월 말이면 코로나19로 인한 노년층의 사망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밝히면서 ‘일상복귀’ 시점으로 내년 4월 또는 5월을 점쳤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백신은 총 214개. 이 중 51개가 임상시험에 들어갔고 마지막 단계인 3상이 진행 중인 백신 후보 물질은 총 13개다. 영국이 5개, 미국 4개, 그리고 독일, 영국, 러시아, 인도, 캐나다가 각각 1개씩 진행 중.

평균적으로 백신을 개발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가장 짧은 시간 안에 나왔다고 알려진 유행성 이하선염 백신도 무려 4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이에 비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대부분 올해 초 시작돼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유례없는 개발 속도에 안전성 검증은 더 중요해졌다. 실제, 미국과 유럽의 9개 주요 백신 개발사들은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되지 않으면 승인이나 긴급사용 요청을 하지 않겠다고 서약까지 했다.

해외에 비하면 속도는 늦지만 한국내 제약사가 개발 중인 백신도 순항 중이라 한다. 현재 한국내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는 3가지. 항체를 만드는 특정 유전자를 넣은 DNA 백신 두 종류와 바이러스의 일부 단백질을 재조합한 합성항원 백신. 이 중 2종은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고 올해 안으로 3개 모두 임상시험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집단 면역을 이루려면 전체 인구의 50~60%가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을 맞더라도 기본 방역 수칙이 잘 지켜지는 것이 병행돼야 확진자 수 감소로 이어진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하이유에스코리아 칼럼니스트 안동일(앵커, 재외동포저널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