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스가도 안 살았던 ‘비인기’ 총리관저 과거 관저에서 총리 2명 사망, 밤중 발소리 들린다는 악소문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총리 관저 내 총리 거주지(공저·公邸) 입주를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지지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일본 총리는 국가공무원숙소법에 따라 관저(공저)에 무상으로 입주할 수 있다.
일본 총리공저는 수도 도쿄도 지요다구 나가타정 소재 총리관저 부지 내에 있는 지상 3층·지하 1층의 철근콘크리트 건물로서 연면적은 약 7000㎡ 정도다. 공저는 총리·관방장관 집무실과 각종 회의실, 위기관기센터 등이 입주해 있는 관저 건물과도 연결돼 있다.
여러모로 총리 업무를 보기 용이한 곳이지만, 역대 총리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없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나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또한 이곳을 비워두고 사저에서 거주했다.
현재 기시다 총리는 관저로부터 차로 몇 분 거리인 중의원 의원 숙소에 아내 유코 여사와 살고 있다. 그는 최근 비서진을 대동하고 총리공저를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그는 주변에 위기관리나 보안 관점에서 “(공저에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하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한다. 반면 총리 주변에는 직장에 갇히게 되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주거환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일본 총리관저를 둘러싸고 여러 사건이 있었다. 과거 제국주의 시절이던 1932년 이누카이 쓰요시 당시 총리가 해군 장교들에 피살된 ‘5·15사건’이 발생했다. 또 1936년엔 육군 황도파(일왕의 친정을 주장한 옛 일본 육군 파벌) 장교들의 쿠데타 ‘2·26사건’이 이곳에서 벌어져 다수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런 사건 때문인지 그동안 총리관저 주변에선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아베 전 총리는 2006~2007년 첫 집권 땐 다른 대다수 역대 총리들과 마찬가지로 관저에 입주해 살았다. 그러나 2012년 말 재집권 뒤엔 관저에 들어가지 않은 채 시부야구의 사저에서 차량으로 출퇴근하며 지냈다. 이 때 ‘아베가 관저로 거처를 옮기지 않은 건 귀신 때문’이란 소문이 돌았다.
아베 정권 시기엔 국회에서마저 이 귀신 출몰설이 화제가 되자 각의(국무회의)를 통해 “(귀신에 대해선) 아는 바 없다”는 내용의 공식 답변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의 호사가들은 관저에 입주했던 역대 총리들 가운데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를 제외한 대다수의 임기가 1년 안팎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귀신 출몰설’과의 연관성을 제기해왔다.
스가 전 총리 또한 거처를 옮기지 않은 채 당선 이전과 마찬가지로 차량으로 약 3분 거리에 있는 중의원 의원 숙소에서 출퇴근했다. 스가 총리는 아베 정권의 관방장관으로 재임 중이던 2013년 5월 총리관저 내 귀신 출몰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여러 가지 소문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답했었다.
강민경 기자 pasta@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