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 나빌레라….빈 대에 황촉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을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조치훈의 시 ‘승무(僧舞)’의 일부이다.
지난 15일 밤,노바대학 애난데일 켐퍼스에서는 디딤새한국전통예술원(원장 정수경)의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전수교육조교 김묘선 무용가 초청공연이 있었다.
디딤새한국예술단원들의 ‘난타’,’꽃바구니춤’에 이어 무대에 오른 김묘선씨는 우리 춤의 두줄기인 승무와 살풀이를 선보였다.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와 제97호 살풀이 명예보유자인 우봉 이매방 선생님의 수제자답게 옛날의 춤 때가 그대로 묻어나는 무게있는 춤을 공연했다. 특히 그의 승무는 밀면 당기고, 올리면 내리는 양선의 상반된 동작을 뜻하는 ‘양우선’의 완벽한 균형과 조화를 이뤄 400여 관객들은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한국에서 온 장옥주 교수의 무당춤의 연희적인 요소를 예술로 승화시킨 이매방 선생의 창작 춤 ‘대감놀이’ 공연으로 분위기가 한껏 달아 오르자 정수경 원장은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등 다양한 장단에 맞춰 ‘화선무곡’과 ‘진도북춤’을 추어 참석한 모두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곡선에서 곡선으로 끝나는 정 원장의 춤에 정말 춤을 이쁘게 춘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흘러 나왔다.
찬조출연한 워싱턴소리청(대표 김은수)은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소리 이수자인 하지아씨와 함께 민요와 판소리를 선사했다.
이날 공연의 휘날레는 김묘선,장옥주,정수경 세 무용수의 ‘소고춤’이었다. 전통 농악 장단인 굿거리 자진모리 휘모리등을 치면서 돌아가는 소고놀이는 모두의 흥을 돋구어 신명으로 끌어냈다.
한편 이날 개최된 무료 공연은 디딤새한국전통예술원과 글로벌한인연대(회장 린다 한)에서 주최했고 박로사,김미쉘(미주한인재단)에서 특별 후원하여 모처럼 이민생활에 지친 동포들을 위로하며 한국의 전통 무용의 진수를 선사했다.
워싱턴 코리안 뉴스 = 강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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