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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억 기부자 신영균 배우 “내 관에 성경책만 넣어달라”… 인터뷰 365

삶을 살다보면 누구나 한번쯤 힘들고, 지치고, 우울하고,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순간이 있습니다. ‘자살’을 거꾸로 뒤집으면 ‘살자’란 말이 됩니다. ‘살자TV’는 위기와 고통의 순간을 딛고 희망찬 인생을 위한 ‘인생반전 Story’를 담고자합니다. ‘살자TV’는 인터뷰365가 전개하는 자살예방운동 ‘365생명사랑’의 영상캠페인입니다. [편집자주]

1964년 신상옥 감독의 ‘빨간 마후라’의 히로인, 배우 신영균(1928~, 한주홀딩스코리아 명예회장)은 1960~1970년대 한국 영화 중흥기를 이끈 원로배우입니다.

한 때 연극배우로도 활동했지만 생계를 위해 학교(서울대)를 졸업하고 치과 의사로도 활동하면서도 연기에 대한 열정을 가슴 한켠에 품어오다 1960년 영화 ‘과부’로 영화계에 데뷔하게 됩니다. 이후 ‘연산군’, ‘빨간 마후라’,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미워도 다시 한번’ 등 300여편의 작품에서 주연으로 활약하며 당대 최고 스타로 군림했죠.

사업가로서도 크게 성공한 그는 2010년 명보극장(현 명보아트홀)등 500억 규모의 사유재산을 기부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발판으로 2011년 설립된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은 영화계 지원과 후배 영화인 양성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최고참 원로배우이자, 90대에도 사업가로 건재하게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신영균 배우를 만나 2편에 걸쳐 ‘후회없이 사는 법’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김두호 인터뷰어(인터뷰365 발행인) = 회장님이 올해 93살을 넘어가시는데 지난해 장기간 중앙일보에 회고록을 연재하시고 책을 펴냈는데 제목이 ‘후회 없이 살았다’입니다. ‘화려한 스타, 성공한 사업가 그리고 500억 기부자-한국 영화 100년의 지킴이, 아흔둘 노배우의 비망록’이란 책이 나왔는데 후회 없이 살았다는 이 제목은, 이렇게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사람은 드물거든요. 어떻게 하면 그렇게 살 수가 있는지요? 후회 없이.

▷배우 신영균 = 90이 넘어서 뒤를 돌아보면 치과 의사도 하고, 하고 싶은 배우 생활도 하고, 영화계를 위해서 정치도 해보고 또 인기 직업을 가진 영화배우는 노년에 좀 걱정이 되고 그래서 마무리를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마무리 잘 하고 행복하게 마치려면 사업을 해서 돈이라도 좀 있어야 하지 않느냐, 이렇게 해서 사업도 시작을 했어요.

내가 후회 없이 살았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인생은 짧거든요? 100년. 많이 살아야 100년이고, 70~80년인데 인생을 살다 보면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요. 나는 짧게나마 다 해봤어요. 영화 속에서.

▶김두호 인터뷰어 = 시대적으로 고령화 시대가 됐거든요. 65세 이상의 인구가 800만이 넘고요. 국민건강공단 통계를 보면 우울증이나 이런 치료를 받는 환자 수가 연령대로는 노인층이 많다고 그럽니다.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를 피하고 사는 비결은 어디 있을까요?

▷배우 신영균 =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 그 생활을 하는 것이 좋지 않나 싶어요.

우울증도 잊어버릴 수 있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우울증이 생기고 참 어려움이 생길 거예요. 나이 먹을수록 오늘 아침에도 난 당뇨병 체크를 위해 서울대학병원에 갔다 왔는데 몇 개월 전보다 더 좋아졌다고 그러더라고요. 왜 그러냐, 그만큼 노력을 해서 그래요.

▶김두호 인터뷰어 = 저는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을 회장님이 설립한 후에 초기부터 10년 가까이 제가 뵈어왔는데, 10년을 가까이 지켜보면서 느낀 것은 변함없는 근면, 검소, 성실하시고, 흐트러짐이 없는 인품입니다.

놀라운 것은 언젠가 배우 김지미 여사와 식사하다가 저한테 “신영균 회장 특징이 뭔지 아세요?”(물어보면서) 식탁을 ‘탁’ 치면서 “맞아요, 그 양반은 절대로 남 욕한 적이 없어요.”

영화계 영화인들이 다 그걸 인정을 해요. 동의해요.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을까. 화가 나면 욕도 하고 미워하고 거기서 모든 우울증이 생기고 분노가 나오는데 어떻게 남의 험담을 하지 않고 그렇게 살아오실 수 있었는지. 그걸 스스로 노력하시는 겁니까, 그 비결이 어디에 있는지 한번 여쭙고 싶었거든요.

▷배우 신영균 = 살다 보면 미운 사람도 있고 좋은 사람도 있고 또 만나보고 싶은 사람도 있고 만나기 싫은 사람도 있고요. 다 그렇게 돼 있어요. 그러나 뒷얘기는 하지 말아야 해요.

어떤 모임에서도 그런 걸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뒤돌아서서 남의 욕 하는 것은 이건 난 바람직하지 않다, 좋지 않다 이런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나는 직접 얘기하는 건 모르지만. 뒤에 돌아서서 남을 욕한다, 남을 험담한다. 이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을 해요.

▶김두호 인터뷰어 = 인터뷰365에도 소개가 됐습니다만, 언젠가 회장님이 역대 공군 참모총장들을 초청해서 식사하고 그 ‘빨간 마후라’를 불렀어요. 별 네 개 단 분들이 다 모여서 ‘빨간 마후라’를 부르는데 감동을 많이 받았어요.

▷배우 신영균 = ‘빨간 마후라’에서 나라를 위해서 자기가 목숨을 바치는 그 역할, 정말 멋진 역할이었습니다. 개인보다는 나라를 위해서 목숨까지 바쳐가며 열심히 나라를 지켜준 그런 사람들이 앞으로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정치하는 사람들도 자신을 떠나서 국가를 위해서 헌신적으로 노력해 주길 바랍니다.

▶김두호 인터뷰어 = 술, 담배 (안 하고) 그리고 신앙심이 오늘의 회장님을 이끌어온 건강과 자제력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배우 신영균 = 그런 게 있을 거예요. 아까도 얘기했지만 한참 영화 촬영을 했을 때는 밤을 새워가면서 영화 촬영을 했으니까 잠잘 시간이 없어요. 몸이 굉장히 피곤하고 그랬어요. 우리가 한참 영화배우로 활동할 때는 세 작품, 네 작품을 한꺼번에 겹치기 출연을 했어요. 잠잘 시간이 없으니까.

그때는 우리는 ‘찝차'(지프차) 밖에 없을 때니까. 찝차 속에서 난로 피워가면서 또 거기서 자면서 그랬기 때문에 몸의 피로를 풀기 위해서는 단것을 많이 먹었어요. 초콜릿도 구하기 힘든데 열심히 구해서 먹고. 나도 모르게 당뇨가 생겼어요. 당뇨를 관리한 지가 한 50년은 넘을 거예요. 당뇨를 열심히 관리하기 위해 하루도 요즘도 빼놓지 않고 운동을 해요.

▶김두호 인터뷰어 = 회장님이 회고록 쓰시면서 “나 죽을 때 아무것도 필요 없고 내 관 속에 내가 수십 년 동안 보던 성경책이나 넣어달라”고 했어요. 후회 없이 인생을 살고 떠날 때까지도 떳떳하게 떠나고 싶은 그런(마음).

▷배우 신영균 = 누구나 빈손으로 가지만, 나도 남은 것을 좋은 일에 다 쓰고 빈손으로 가지만 하나님이 나한테 많은 사랑을 주셨으니까 하나님이 주신 책 한 권을 가지고 가야 되겠다 그런 뜻으로 얘기한 겁니다.

출처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http://www.interview365.com/news/articleView.html?idxno=99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