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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병 물고기

어느 심리학자가 물고기가 지닌 습성에 대한 실험을 시도해보았습니다.
실험은 큰 물고기와 작은 물고기 두 마리를 수족관에 함께 넣었고 둘 사이에 투명 유리벽을 설치했습니다.
벽 설치는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큰 물고기는 유리벽 설치가 무색하게도 작은 물고기 곁으로 끝없이 반복하여 다가려다 유리벽에 부딪쳤습니다.
그러기를 여러 날 지나 심리학자는 큰 물고기가 염려스러워 투명 유리벽을 제거했습니다.

그런데 예상을 벗어나 이상한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늘 작은 물고기 곁으로 가려고 유리벽에 부딪혔던 큰 물고기는 유리벽이 있었던 곳 근처만 맴돌고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질 않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큰 물고기는 유리벽이 있다고 인지하는 것일까요?
수족관 안을 반복하여 다닌 그 길이 큰 물고기에게 매우 익숙해져 버린 것일까요?

우리네 삶도 큰 물고기처럼 흡사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설정해 놓고 각자가 이루려고 했던 소망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지금의 삶에 안주하고서 더 이상 나아가고자 하는 의욕도 잃어버린 경우도 많습니다.

그저 하루살이처럼 똑같은 하루의 일상을 번복하며 주어진 시간을 할애하고 지내곤 하지요.
자기 체념은 미래를 가로막는 가장 무서운 장애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어느새 우리네 반복되어진 삶이 유리병이 되어 그 안에 갇힌 물고기처럼 되어버립니다. 유리병 물고기와 같은 현상이 심리학 실험에도 있었습니다.

러시아 출신의 생리학자인 파블로브(I. Pavlov)가 개를 대상으로 실험한 고전적 조건화 즉, 조건반사반응입니다. 익숙한 것을 편안하게 여기는 안심조건화의 습관이 고착되어진 무의식 반응을 말합니다. 각자 자신에게 어릴 적부터 주어진 환경 속에서 익숙한 생활 습관 모든 게 성격이 되어 거의 죽을 때까지 이어집니다.

간혹 깨어나는 이들은 자신들의 고착된 습성들이 잘못 형성된 것임을 인지하면서도 변화를 추구하는 데 참으로 오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프로이드가 세 살 때 형성된 성격이 평생 간다고 한 말처럼 어린 시절에 나로 형성된 성격은 땅 속 깊이 뿌리박은 나무처럼 바뀌기가 어렵습니다.

유리병에 안주하는 물고기로 살아갈 것인지 유리병 밖 세상으로 나와 세상을 받아들이며 자유롭게 살아갈 것인지의 선택은 오직 나 자신의 몫입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가질 수 없다면 잊어라.
내 것이 아니면 버려라.

라는 유명한 지혜의 명언들이 있습니다. 이 명언들은 지금 살고 있는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의미의 라틴어‘카르페디엠(Carpe Diem)’으로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와 같은 선택에 놓이면 차라리 사막이나 정글같은 오지로 가라고 하는 게 더 맘 편하겠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 정도로 몸의 고됨이 변화를 꾀하는 마음가짐보다 더 가볍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무엇이든 간에 현재 나 자신의 상황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받아들인다는 건 엄청난 결심이지요.
결심한 한 만큼 언젠가 멋진 성과가 따를 겁니다.

주변사람들에게 이 글을 쓰고 알렸더니, 반가운 답변들이 와서 함께 나눕니다.

“아침에 일어나 건강을 위해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미룬 간단한 식사를 시작했어요. 그랬더니, 늘 속이 쓰렸는데 속이 든든해져서 편안해졌어요.”

“하루 일과를 마치고 늘 천근만근한 몸으로 집에 가서 누워만 있었는데 안되겠다 싶어 운동을 시작했어요. 그랬더니 몸이 가볍고 전보다 덜 피곤해요.”

“이 글을 읽고 난 뭘 미루고 행하지 않았나 잠시 생각해보았어요. 그리고 놀랐어요. 너무 많은 것들을 생각만 하고 미뤄왔더라고요. 그래서 하나씩 해보려고요. 가장 쉬운 것부터요. 지금도 말만 하고 있어서 지금 당장 미뤘던 것을 할거여요. 먼저 방정리와 청소를 시작하겠습니다.”

마음먹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마음먹은 걸 행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
아무나 할 수 없는 당신의 행함이 이뤄지시기를 바랍니다.

마음 디자이너 은 윤선 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