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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씨 사건’ 사라진 40분…CCTV·블박 ‘스모킹건’ 될까(종합)

경찰, 인근 CCTV 45대·차량 154대 블박 영상 분석 “단정적 결론 내릴 상황 아냐” 확대해석에 선 그어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의 사인은 익사로 추정된다. 경찰은 사망 원인을 토대로 사망 경위를 밝히는 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특히 손씨의 실종 당일 한강공원 인근에 있던 차량 블랙박스 영상과 공원 주변에 있던 폐쇄회로(CC) TV가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 될 지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포렌식 상당 부분 진행

한강공원 인근 CC TV 45대와 차량 154대의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한 경찰은 주말인 15일에도 목격자 진술과 함께 관련 자료를 분석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블랙박스 영상 관련 포렌식 작업이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포렌식이란 디지털 기기 등에 저장된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작업이다.

블랙박스 영상은 손씨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해소하는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왜곡이나 오해의 여지가 있는 사람의 기억과는 달리 영상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정보”라며 “CCTV나 블랙박스 영상에 강가 쪽으로 접근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면 스모킹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손씨의 행적이 확인 되지 않은 실종 당일 새벽 ’40분간’ 어떤 상황이 발생했는지를 중점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먼저 A씨는 이날 오전 3시38분 자신의 휴대전화로 어머니와 통화했다. 전날 밤 손씨와 술을 마신 A씨는 어머니와 통화할 때만 해도 손씨와 함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시간을 특정할 수 있었던 건 (통화 분석 결과) A씨가 어머니와 3시38분 통화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4시20분쯤 한강에 인접한 잔디 끝 경사면에 A씨가 혼자 누워있는 것을 목격자가 발견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앞서 13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25일) 오전 4시20분쯤 A씨가 가방을 메고 잔디 끝 경사면에 누워 잠들어 있는 것을 보고 깨운 목격자가 있다”고 설명했다.

발견 당시 A씨 옷에 흙이 묻거나 그가 물에 젖은 흔적은 없던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목격자가 자신을 깨웠을 당시에 술에 많이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사면에서 잠들어 있었는지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친구 휴대폰 찾지 못한 채 민간 수색활동 종료

정리하면 경찰은 오전 3시38분부터 약 40분 뒤인 4시20분까지 손씨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는 셈이다.

사인이 ‘익사’로 추정되는 만큼 이 시간대 또는 그 이후에라도 손씨가 어떤 경위로 물 속에 들어갔는지 경찰은 밝혀야 하는 상황이다.

경찰은 사망 경위와 관련해 “섣부르고 단정적으로 결론을 내릴 상황이 아니다”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A씨의 휴대전화도 아직 발견되지 않아 의혹을 더 키우고 있다.

A씨 어머니는 새벽 4시30분쯤 자신의 아들 휴대전화에 연락했지만 A씨는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어머니와 마지막 통화를 한 시간은 이로부터 약 50분 전인 3시38분이다.

휴대전화를 확보하면 실종 당일 상황을 재구성하고 의혹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수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민간수색팀과 경찰이 연일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15일 오후까지 A씨의 휴대전화를 찾지 못한 상태다. 민간수색팀은 이날부로 모든 수색 활동을 종료했다.

손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11시30쯤부터 이튿날 오전 3시38분까지 서울 반포 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A씨와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가 실종됐다. 손씨는 닷새 뒤인 지난달 30일 실종 추정 지역에서 멀지 않은 한강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면수사 등 수사력을 최대한 동원 중인 경찰은 “사망 경위와 관련해 성급하게 결론 내릴 단계가 아니다”고 재차 강조하고 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해야 한다”며 “객관적인 범죄 사실를 파악해야 하고 그런 사실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타살이라고 보기 힘들지 않겠는가”라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한상희 기자 angela0204@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