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서커스 우리에서 평생을 보낸 곰이 코로나19로 공연이 중단되자 동물보호단체에 구조돼 스위스 알프스에서 살게 됐다. 보호단체는 곰이 자연에서 첫발을 내딛는 장면을 공개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세계에서 가장 외로웠던 곰인 ‘잠볼리나’의 사연을 전했다.
12세의 잠볼리나는 우크라이나의 한 서커스 단체에서 수년간 고문을 당하고 공연을 강요당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현지의 모든 서커스 공연이 취소돼 곰을 소유했던 이들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우크라이나에 구조센터를 두고 있는 동물보호단체 포포스(Four Paws)가 잠볼리나를 구조하려 했지만 지역 내 센터에서는 이미 최대 수용 능력인 22마리의 곰을 보호하고 있어 상황이 어렵게 됐다.
결국 단체는 스위스 내 한 보호단체에 도움을 요청했고 마침내 잠볼리나는 우크라이나에서 스위스로 총 1500마일(약 2400km)의 긴 여행을 하게 됐다.
사실 우크라이나에서는 야생에서 동물을 포획하고 소유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으나 이미 소유하고 있는 곰의 새끼는 소유할 수 있다.
때문에 지난 2009년 1월 크림 반도의 얄타 동물원에서 태어난 후 서커스단에서 사들여 서커스 곰으로만 살아왔던 잠볼리나가 자연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스위스 알프스 산맥에 있는 아로사 베어랜드 보호 구역에 마침내 도착한 잠볼리나는 한 주동안은 문이 열린 우리 안에서 살았다.
우리 바깥에 열린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잠볼리나는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뎠고 이내 자연 속에서 자유를 즐기기 시작했다.
한스 슈미드 아로사 베어랜드 박사는 “잠볼리나가 짧은 시간 안에 야외 공원에서 길을 찾아 매우 기쁘다”며 “잠볼리나를 앞으로 면밀하게 관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잠볼리나에게 다른 두 마리 곰을 소개할 계획”이라며 “몇 주 더 우리 근처에서 지내다 자연 지형에 익숙해지면 두 곰과 함께 떠나게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서영 기자 sy153@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