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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風流),멋스럽게 한 판 제대로 놀았다

풍류(風流) 란 바람과 물이라는 뜻으로 풍치가 있고 멋스럽게 노는 것을 말한다.

2월17일 저녁 버지니아 애난데일 노바대학 문화센터에서는 제대로 된 풍류 한 판이 벌어져 참석한 동포들과 외국인들에게 신명나는 일요일 밤을 선사했다.

발림 한국전통예술센터가 주관하고 디딤새 한국전통예술원(원장 정수경)이 주최한 ‘풍류 2019’ 공연은,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와 제97호 살풀이 명예보유자인 우봉 이매방 선생님의 수제자인 김묘선 선생님의 춤에다 ‘광개토사물놀이’단의 혼을 울리는 사물놀이 공연까지 가세하여 400여 관객들에게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기에 충분했다.

사회자인 김진국 씨의 구령에 맞춰, 모든 관객들의 “얼씨구 좋다”라는 구호에 막이오르자 정수경 원장을 포함한 6명의 발림무용단은 ‘살풀이’춤을,그리고 디딤새예술단원과 광개토사물놀이 팀은 사물놀이 전통가락을 현대적인 리듬 구성으로 창작한 ‘모듬북’공연으로 역동적인 우리 민족의 힘과 기상을 표현했다.

이날 ‘광개토사물놀이단’의 공연을 보면, 전 세계 1억명 이상 시청한 방탄소년단(BTS) 무대에서 그들이 왜 삼고무를 치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김묘선의 승무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듯 날아 가며 사뿐이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이것은 조지훈 시인이 승무(僧舞)라는 춤을 소재로 노래한 시의 일부인데,이날 김묘선 선생님은 밀면 당기고, 올리면 내리는 양선의 상반된 동작을 뜻하는 ‘양우선’의 완벽한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춤으로써 그 시를 있는그대로 잘 표현하여 마치 시와 춤이 하나가 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정수경의 화선무곡

이 밖에도 이매방 선생님과 김묘선 선생님의 정통 계보를 잇는 김묘선류 화선무곡,김묘선류 입춤,소고춤 공연은 정수경 원장과 한국의 중견 무용가들이 함께 출연하여 선보였다. 그리고 6명의 장고 연주자로 구성된 ‘설장고’와 사물놀이,소고놀이,열두발 상모등이 동원된 ‘판굿’,그리고 사물놀이가 함께한 정수경의 ‘진도북춤’은 다같이 어우러져 노는 신나는 난장의 한 판을 표현하여 참석자 모두의 스트레스를 단번에 날려버렸다.

이날 공연이 끝나고도 한동안 자리 뜰 줄 모르던 관객 중의 한 사람은 “워싱턴에 디딤새 무용단이 있는 줄 몰랐는데 이렇게 좋은 공연을 선사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했고,옆에 있던 분은 “신나는 북소리에 그동안의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렸다”고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공연을 즐긴 김동기 총영사 또한 “이런 전통문화 공연은 미국사회와 한국사회를 연결하고 화합하는 뜻 깊은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 전통문화계승에 힘쓰고 계신 발림 한국전통예술센터와 디딤새 한국전통예술원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드리며,오늘 이 행사를 위해 애써주신 준비위원들과 공연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축사의 말을 전했다.

살풀이춤(정수경,조진숙,최경희,허현숙,김윤진,이지호)

한편, 미 주류사회에 우리의 전통 문화예술의 우수성을 전달하고, 차세대들에게는 우리 고유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나가도록 지도하기 위해 지난 11월 창립된 ‘ 발림 한국전통예술센터’ 는 앞으로도 매년 한국 문화 예술공연을 개최 할 계획이다고 한다. ‘발림’은 판소리에서 창자(唱者)가 소리의 가락이나 사설의 극적인 내용에 따라서 신체를 활용한 몸짓·표정이나 소도구인 부채로 극적인 상황을 실감나게 그려내는 동작을 뜻한다.

소고춤 (정수경,조진숙,최경희,허현숙,김윤진,이지호)

워싱턴코리안뉴스 강남중기자